지난 2005년 <서든어택>이 출시된 이후로 PC방 FPS게임의 점유율은 줄곧 ‘서든천하’ 다. <서든어택>의 FPS 장르 내에서 점유율은 약 80%로, 이는 AOS 장르 내에서 <리그오브레전드>이 차지하는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동안 수많은 FPS게임들이 세대교체를 천명하면서 <서든어택>을 저격하려고 시도했지만 오히려 화력부족으로 줄창 나가떨어졌고, 여전히 ‘서든천하’ 는 계속되고 있다.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서든어택>이 PC방 총싸움 게임의 최강자로 군림한 가운데, <플래닛사이드2>가 공개시범서비스(OBT)에 돌입했다. <플래닛사이드2>는 무슨 배짱으로 출사표를 던졌는지, 또 <서든어택>과의 경쟁은 가능할지 집어봤다.

 

PC방 FPS의 계보도
<서든어택>이 출시될 당시를 회상해보면 PC방에서는 <카운터스트라이크>에서 <스페셜포스>로 FPS의 대권이 넘어간 상황이었다. <카운터스트라이크>는 게임다운 손맛을 앞세워 사실성만 강조했던 <레인보우식스: 이글 와치>를 누르고 PC방에서 승승장구하기도 했지만 무서운 신인 <스페셜포스> 앞에서 무력했다.

 

   

 

패키지게임은 신속하고 흥미로운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구미를 당기는 온라인게임 <스페셜포스>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FPS <카르마온라인>으로 역량을 과시한 드래곤플라이의 역작 <스페셜포스>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 리뉴얼 업데이트까지 진행하며 PC방에서 패키지 FPS게임들을 끝장냈다.

이후 <스페셜포스>는 PC방에서 FPS 철옹성을 세우는 듯 했다. 하지만 <서든어택>이 등장했고, 이 둘은 치열하게 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점유율은 서서히 <서든어택> 쪽으로 기울었다.

왕관을 거머쥔 힘
현재 기준으로 보면 <서든어택>의 그래픽과 사실성에 찬사를 보내기는 어렵지만 당시에는 꽤 훌륭한 수준이었다. 게임 그래픽이야 나중에 출시될수록 유리하니 당시로서는 비교우위에 있었고, 공중에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총을 쏘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의 리얼리티를 갖추고 있었다.

 

   

 

한편, <서든어택>이 그랬던 것처럼 ‘PC방 1위 총싸움 게임’이라는 왕좌를 빼앗으려는 신작들도 있었다. 보는 이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정도로 비주얼이 뛰어났던 게임도 있었고, 밀리터리가 아닌 새로운 컨셉을 시도한 게임부터 아예 액션이나 전술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까지 다양했다.

<서든어택>은 이 모든 난관을 업데이트 하나로 헤쳐 나간다. 콘텐츠 업데이트로 신선한 재미를, 비주얼 업데이트로 그래픽을 개선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으로 왕좌를 지켜왔다.

진짜 큰 놈이 왔다
<서든어택>의 집권이 길어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신작 FPS게임 출시는 가뭄에 콩나는 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지난 6월 OBT에 돌입한 <플래닛사이드2>가 게이머들에게 더 눈길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플래닛사이드2>는 OBT 전부터 별도의 PC방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PC방 공략의 의지를 드러낸 게임으로, 기본적으로 FPS 장르지만 소규모 분대단위 전투가 아닌 대규모 전쟁을 표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MMOFPS인 <플래닛사이드2>는 마치 MMORPG처럼 3개 세력의 대립을 기본 골자로 RvR을 구현했고, 주요 콘텐츠는 소속 세력의 자원 및 영토를 지키기 위해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내용이다.

FPS에서 길드라니?
일각에서는 오픈월드형 FPS인 <플래닛사이드2>의 게임성은 일반 FPS게임과 완전히 달라 <서든어택>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플래닛사이드2>는 게임 내 커뮤니티인 아웃핏(길드)을 통한 분대단위의 전략적 전투가 핵심이고, 이는 무차별적 개인들이 일회성 팀을 구성해 전투를 진행하는 여타 FPS게임과 궤를 달리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견고한 인게임 커뮤니티로 이어져 흡사 MMORPG와 같은 인상을 준다. 기존 전통적인 FPS게임들은 인게임 커뮤니티 기반의 콘텐츠가 매우 빈약했고, <서든어택> 역시 <플래닛사이드2>에 비해 커뮤니티형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서든어택>의 인게임 커뮤니티가 부실한 것은 또 아니다.

온라인게임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인게임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넥슨은 FPS게임에서 인게임 커뮤니티를 강화하려는 실험을 계속해왔고, <서든어택>은 이 실험에서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역할을 했다.

넥슨은 지속적으로 <서든어택>에서 각종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통해 클랜(길드) 콘텐츠를 추가해왔으며, 홈페이지 중앙에 유저를 소개하는 ‘오늘의 피플’ 코너를 배치한 것도 유저와 유저를 연결해 커뮤니티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금녀의 영역 없다
아울러 FPS는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원초적인 장르고, 밀리터리 컨셉까지 더해지면 남성적인 색채가 굉장히 강해진다. <서든어택>은 이를 완화하려는 시도도 병행했다. 꾸준히 연예인 캐릭터를 추가하고, 여성부 이스포츠 리그를 꾸준히 개최해 금녀의 영역이었던 FPS의 문호를 열어젖혔다.

 

   

 

덕분에 PC방에서 여성 게이머가 총 쏘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고, 인게임 커뮤니티를 강화하려는 노력과 맞물리면서 <서든어택>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일단 초탄은 잘 쐈다
<플래닛사이드2>가 FPS 명함을 달고 PC방에 얼굴을 들이민 이상 이러한 <서든어택>과의 승부를 피할 순 없다. <서든어택>은 ‘9년 짬밥’의 고참 FPS지만 단순히 오래된 게임이 아니라 날로 새로워지고 있어 고전이 예상된다.

 

   

 

<플래닛사이드2>도 <서든어택>의 위상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PC방 데뷔를 앞두고 한글화, 유명 성우 더빙 등 현지화에 집중해왔으며, 비공개시범서비스(CBT)와 PC방 테스트 등을 통해 서버 안정성과 콘텐츠 밸런스 등을 점검해왔다.

게임 문턱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영상을 공개하고, 초보자를 위한 조교 서비스를 도입했다. 각 세력별로 존재하는 조교 20여 명은 게임 내 상주하며 문자와 음성 채팅을 사용해 게임 플레이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신규 회원들이 게임을 쉽고 빠르게 적응해 전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중, 그러나 화력이
<플래닛사이드2>는 PC방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플래닛사이드2>는 FPS게임들 중 가장 긴 체류시간을 기록하고 있어 MMO라는 특성이 더해진 FPS게임의 위력을 유감 없이 과시했다.

 

   

 

또 전체 점유율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오픈 첫 날에는 점유율 0.11%로  60위에 머물렀지만 매일 전날의 기록을 경신하면서 앞으로 나아갔고, 이제는 20위권 진입을 목전에 둘 정도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까지는 고무적이지만 20위권이라는 순위가 발목을 잡고 있다. <플래닛사이드2>는 대작 타이틀이고, 오픈 초기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신작 온라인게임의 흥행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마치며…
<서든어택>을 비롯해 PC방에 서비스되고 있는 FPS게임들은 각종 PC방 이벤트와 프리미엄 혜택으로 유저들에게 추파를 보내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웹과 손잡고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지만 <플래닛사이드2>는 아직까지도 PC방을 겨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이는 별도의 ‘PC방 테스트’까지 진행했던 과거 행보에 비추어보면 의외의 모습이다. <플래닛사이드2>가 보여주고 있는 완만한 상승세에는 분명 PC방 프로모션의 부재가 작용하고 있다. 조속히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서든어택>에 도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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