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8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여전한 가치평가 “그래도 PC방이 나아 보였다”
PC방에 대한 가치평가는 날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 등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PC방이 지목됐다. 여기에 더해 PC방 전면금연화 정책은 PC방에 대한 가치평가를 더욱 하락시키는 원인이 됐다.

 

전국적인 PC방 매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매출 하락세는 PC방 전면금연화 시행 시점과 맞물린다. 매출하락 원인에 대해서는 전면금연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지만, 공교롭게도 시기가 오롯이 겹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은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 대해 큰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PC방 업계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 지역 상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중대형 규모의 신규 PC방이 오픈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PC방 업종에 대한 가치평가는 크게 하락한 상황이며, 현재 PC방 업계가 처해있는 매출추이 역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PC방의 오픈이 이어지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새로 PC방 창업한 업주들은 PC방 업종에 대한 가치평가를 어떻게 두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1월 서울 중랑구 인근 상권에 새로 오픈한 갤러리PC방을 방문해 신규 PC방 업주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살펴봤다.

 

   

PC방 운영경험 전무한 완전 신규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갤러리PC방은 PC 보유수 130여 대 안팎으로 지난 1월에 새로이 상권에 진입한 신규 PC방이다. 갤러리PC방을 오픈한 차영철 사장은 직장생활과 PC방과 관련이 없는 업종의 매장 운영 경험만 있다. 신참 중에서도 신참에 해당하는 PC방 업주다.

짧지 않은 오픈 과정에서 PC방에 대한 트렌드도 익혔다. 업계에서도 매출이 높다고 알려진 PC방들을 수소문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고, 어지간한 PC방 프랜차이즈와는 모두 접촉해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기도 했다. 실제 운영경험만 없을 뿐 폭넓은 이해력을 갖춘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PC방 업계의 상황을 모를 리가 없다. 폐업률이 높고 매출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있다는 점 역시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차영철 사장은 이러한 이해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확고한 전망과 PC방 업종에 대한 가치평가를 높게 보고 있었다.

차영철 사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PC방을 오픈한 이유에 대해 다른 모든 업종을 고려했을 때 그래도 PC방이 가장 나아보였다고 전했다. 차영철 사장은 “지금은 PC방만 힘든 것이 아니라 모든 업종이 다 힘들고 어렵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는 PC방은 존재할 것이고, 그런 PC방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모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 기울여
차영철 사장의 오픈 과정 1년은 치열했다. PC방 업종에 맞는 상권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고, 후보지로 물망에 오른 상권이 발견된 경우에는 손수 유동인구와 PC방 유입 인구를 파악하기 위해 며칠씩 리스트를 작성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지금의 중랑구 상권은 몇 개의 후보지 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상권이다. 아파트 단지가 많고 PC방의 주요 고객층이 학생층을 중심으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은 물론, 과열경쟁의 정도나 PC 이용요금의 수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프랜차이즈를 선택했을 때도 오로지 인테리어 수준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결국 PC방의 경쟁력은 고급화와 시설경쟁, 다양한 먹거리 품목에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인테리어 수준에 초점을 맞춰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갤러리PC방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더불어 130여 대 안팎의 중대형 PC 규모, 최신식 PC 사양은 물론, 최신 유행 아이템을 접목한 먹거리 품목과 대형 흡연실을 갖춘 형태로 오픈했다. 신규 PC방답게 업계에서 유행하는 모든 아이템을 접목한 것이다.

 

   


신참이지만 결코 신참답지 않은 이해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규 PC방 러쉬는 최근에 이르러 전국 대부분의 주요 상권에 입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신규 PC방이 없는 상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PC방 업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문제점으로 불거지고 있는 부분은 출혈경쟁이다. 신규 PC방은 아무래도 상권 내 입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시간당 PC 이용요금을 인하하는 형태의 이벤트를 장기간 운영할 경우 상권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차영철 사장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갤러리PC방은 오픈 이후 현재까지 회원 1,000원, 비회원 1,200원의 요금체계를 한 번도 무너뜨리지 않았고, 정액이용요금 역시 차감된 시간만큼, 유료 게임 비용을 추가로 계산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벤트를 아예 운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픈 당일 매장 입구에서 도우미를 동원한 행사 이벤트를 진행했다. 집객효과를 높이기 위한 1시간 무료 이용 쿠폰도 배포했다. 다만, 출혈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행사 당일에만 배포한 상태다. 차영철 사장은 “신규 PC방이 상권 내 이름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원칙적으로 시간당 PC 이용요금은 건들면 안된다는 생각에 따라 앞으로도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든 이 원칙은 지켜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신규 PC방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
기존 PC방과 신규 PC방은 경쟁력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존 PC방의 강점은 이미 상권 내 입지를 어느 정도 다진 상태이기 때문에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친숙도가 높다는 점이 신규 PC방이 결코 따라할 수 없는 특장점이다.

그러나 시설적인 측면과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은 기존 PC방이 흉내 낼 수 없는 신규 PC방의 강점이다. 더구나 기존 PC방과의 차이를 매우기 위한 신규 PC방 업주들의 노력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노력의 정도를 가늠하는 초심은 PC방 업주의 강점 중 강점이다.

흔히 매너리즘이라고 하는 부분은 기존 PC방 업주들을 위협하는 존재다. 반면 신규 PC방 업주는 매너리즘에 빠질 이유가 없다. 여전히 공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PC방도 마찬가지다. 수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노력 중이다.

차영철 사장은 오픈 이후 현재까지 매일 오전 9시까지 출근해 오후 10시, 11시까지 근무에 매진하고 있다. 근무자를 채용했다고 하더라도 매장 내에는 반드시 PC방 업주가 상주해 있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대규모의 투자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회수하고 앞으로 PC방을 꾸준히 운영하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PC방 업종에 대한 비전과 전망
차영철 사장은 PC방 폐업이 크게 늘었다고 하지만, PC 대수 규모는 반대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PC방 업종에 대한 비전과 전망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차영철 사장은 “PC방 폐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PC 대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매장 수는 줄었지만, 수요와 공급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PC방은 우리사회 깊숙이 자리할 것이고, 그 중에서도 매출이 높은 PC방은 존재할 것이다. 상권마다 1등 PC방들은 그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실력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차영철 사장은 앞으로 PC방 업계에서 대외적인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성격상 한 번 몸담은 업종에서는 대외적 활동까지 겸해 깊이 있게 활동해 보고자 하는 열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책적 문제, 다른 업주와의 커뮤니케이션, 매출증대를 위한 협업 등에도 모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 시발점으로 서울 송파모임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자체 게임대회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를 발판으로 서서히 업계에서 대외적인 활동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열정적인 마음가짐이 충만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기대를 모으게 했다.

마치며…
현재 갤러리PC방은 여러 시행착오들을 겪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경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인력채용에서부터 선불 결제기의 도입, 후불제 먹거리 상품 도입이나 좌석에서의 주문, 각종 상품권 판매기의 도입 그리고 PC 주변기기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까지 이미 다른 PC방 업주들은 경험이 풍부한 부분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사실 신규 PC방은 기존 PC방 업주들에게는 경쟁 상대가 증가하는 부분이고, 오픈 이벤트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이 높아 짐짓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신규 PC방 업주들은 PC방에 대한 가치평가를 높게 보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진입하고 있다.

누구보다 열정적일 수밖에 없고 PC방에 대한 애착도 많다. 결국 갤러리PC방을 방문한 이후 느낀 점은 신규 PC방과 경쟁해야 하는 기존 PC방 업주들이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닳고 닳은 경험과 노하우는 열정과 함께 구현됐을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신규 PC방은 기존 PC방 업주들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