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28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었지만, 최신 IT 기술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PC방 초창기 시절에는 PC가 가정에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점이며, 초고속 인터넷도 막 서비스를 시작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시간당 2,000원 정도의 요금이 책정됐었고, PC방은 최신 IT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고급 업종으로 대우받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PC방이 대한민국 대중을 정보화 사회로 보다 빠르게 진입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2000년 이전 PC방 PC의 가격은 모니터와 OS를 포함해 140~180만 원에 달했는데, 당시 물가와 소득을 감안하면 상당한 고가였던 만큼 PC방 덕에 고성능 PC와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1999년 10월 20일 국민 PC가 시판에 들어가면서 판도가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았다. 당시 80~99만 원이었던 국민 PC의 사양이 CPU 셀러론 433MHz, 메모리 64MB, HDD 6.4GB, 56K 모뎀, 15인치 모니터였기에 여전히 PC방의 고사양 PC와 T1(1.54Mbps)이나 T2(6.312Mbps) 망에 대한 경쟁력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PC와 관련해서는 PC방과 가정이 큰 차이를 나타내는 부분이 없다. 그나마 PC방의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온라인게임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꼽을 수 있지만, 신작 론칭이 줄고 PC방 프리미엄 혜택의 형태가 고착되면서 사실상 이 경쟁력마저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 PC와 인터넷 등 IT 산업은 또 다시 큰 성장을 내포하고 있는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PC방에 공급되고 있는 인터넷 전용선 속도는 통상 100Mbps이고 최대 200Mbps인데, 100Mbps 보다 10배, 200Mbps 보다 5배 빠른 1Gbps 전용선 공급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Gbps 전용선 보급, 2017년까지 보편화
1Gbps 속도의 인터넷 회선 보급화는 그리 멀지 않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이미 2017년까지 1Gbps 속도의 기가(Giga) 인터넷망의 보급률을 90%까지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일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는 기가 인터넷이 지역 유선 업체를 통해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대형 통신사는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에 돌입한 상태다. 보급률이 극히 낮지만, 기가 인터넷은 이미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나 시범사업 이후 대형 통신사들도 연내 기가 인터넷의 상용화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광케이블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상용화를 앞두고 대부분의 기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놓여 있다.

다만, 기가 인터넷을 받쳐주는 주변 장비들의 가격이 여전히 고가이고, 기업이 이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높은 가격대의 상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가 인터넷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UHD(Ultra High Definition) 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가 인터넷이 가져올 4K UHD 시대
UHD란 HD(High Definition)보다 4배 큰 해상도를 자랑하는 초고화질영상을 말한다. HD 해상도는 일반적으로 1920×1080을 말하며, UHD는 약 4배에 달하는 3840×2160의 해상도 크기를 말한다.

UHD는 이미 기술적으로 꽤 진척되어 있는 상태다. UHD를 지원하는 촬영 장비도 증가하고 있고, 이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환경도 발전하고 있다. 당연히 장비들은 고가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저렴한 4K 제품들은 hertz가 낮거나 가상 4K를 지원하는 정도다.

아직까지 관련 기자재가 고가라는 점은 UHD 시대를 앞당기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으로는 지적되고 있는 것은 용량이다. 아무래도 해상도 크기 때문에 UHD는 일반적으로 HD보다 4배 가량 더 큰 용량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저장장치의 용량보다 4배 큰 용량의 저장장치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데이터의 전송 속도도 지금보다 4배 빨라져야 한다. 결국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기가 인터넷이다.

기가 인터넷과 UHD가 가져올 변화
기가 인터넷과 UHD는 동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기가 인터넷은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과정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UHD는 기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보급화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저장장치의 발전도 기대되고 있다. UHD 파일을 저장하려면 대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저장매체의 대용량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지며, 일반 하드디스크보다는 전송속도가 빠른 SSD의 보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SD의 가격이 용량대비 대폭 인하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기가 인터넷의 전송 속도를 받쳐주기 위한 허브, 케이블 등 기반 시설의 가격도 인하될 가능성이 높고, 이와 같은 형태로 하드웨어가 발전할 경우에는 기존에는 접하지 못했던 화려한 그래픽의 온라인게임 등 차세대 그래픽 효과를 접목한 콘텐츠의 개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며…
기가 인터넷의 보급률이 확대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UHD를 접목한 콘텐츠가 증가하면 PC방 역시 시설 환경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UHD를 지원하는 콘텐츠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역시 UHD를 지원해야 하는 등 시설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아예 4K 모니터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4K 게이밍 마우스가 선보여지기도 했다.

더구나 기가 인터넷과 UHD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시기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이미 보급화에 성공한 뒤라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보급률이 높지 않을 때 도입해야 가정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인해 신규 고객 창출 등 경쟁력을 갖춰 시너지를 구현할 수 있다.

PC방 업계가 현재 봉착해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가정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39형 모니터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크기만 커졌을 뿐 특별한 기술력이 도입된 새로운 시설은 아니다.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도 이제는 PC방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VPN 서비스 업체가 게임사들의 퇴출 노력으로 상당히 위축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PC방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바로 기가 인터넷과 UHD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PC방 업계의 입장에서는 가정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업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바로 코앞으로 다가 온 기가 인터넷과 UHD 시대가 PC방 업계의 새로운 비전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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