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28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어느 업종에나 그 업종을 대표하는 단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PC방 업계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에 반발해 조직된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병곤, 이하 인문협)가 있다. 업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조직된 대표 사단법인이지만 최근 그 명성과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추락의 반증은 PC방 업주들의 가입률에 있다. 과거 PC방 업주들의 가입률은 60~70%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10% 미만으로 가입률이 급격히 추락한 상태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2013년 회비를 기준으로 하면 1,000명 내외로 추산된다(수납율 97% 가정).

추락의 원인으로 많은 것들이 지목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상업적인 변질을 빼놓을 수 없다. 태생은 <스타크래프트>의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이 PC방에 불합리한 규제를 양산해 이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상업적인 활동이 늘면서 이에 반발하는 업주들이 증가했다.

지극히 폐쇄적인 운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비판의 여지가 있거나 반론의 여지가 있는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공개를 꺼리며 일부 임원들만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들은 아직까지 그 전말을 공개한 사례가 적다.

더구나 주요 임원들에 대한 일반 PC방 업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최근 불법복제 노하드 제품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MMS(일명 만물상) 사태와 관련해서는 주요 임원들이 회원사를 상대로 임원 신분을 내세워 불법 여지가 있는 제품을 판매해 큰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연루된 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뿌리 깊은 불신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임무상 서울지부장은 4기부터 5기까지 다양한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장학금 비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됐고, 비회원들에게까지 흡연부스 판매 문자를 발송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 박광일 경남지부장의 경우 6기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개최한 지부총회와 관련해 사문서 위조 등에 대한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인문협을 탈퇴한바 있다. 하지만 6기 김병곤 중앙회장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광일 경남지부장의 회원복권을 직권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더불어 김병수 수석부회장 역시 장학금 비리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은 당사자이며, MMS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유형재 조직이사, 한윤성 사업이사 등은 김병곤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중앙회장 선거 당시 김병곤 후보를 도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PC방 업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정황상 이해 당사자들끼리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상업적인 행위는 물론, 불법과 편법 논란 속에서도 사법부로부터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받지 않다 보니 제3자 입장인 PC방 업주들에게는 불합리한 구조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이 같은 불신은 결국 회원 수 감소로 귀결되고, PC방 대표 사단법인의 추락을 상징하고 있다. 인문협은 내부적으로도 수년 간 감사보고에서 회원 수 감소로 인한 수익악화가 어느 현안보다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 때문에 집행부는 항상 각 지부와 지회에 회원 수 증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실적이 좋았다면 수년 연속 회원 수 감소에 따른 수익악화가 감사보고에서 지적될 일도 만무하다. 최근에는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까지 걸었다.

인문협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회원 수 감소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는데 있다. 내부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외부에서 명예를 훼손한다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자기합리화의 논리다. 피해의식이 극에 달한 궤변 수준의 논리는 커뮤니티와 언론을 향한 언행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그 중심에는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 이하 콘텐츠조합)과 PC방 언론을 빼놓을 수 없다. 4기부터 5기까지 인문협은 콘텐츠조합을 유사단체로 평가 절하했고, PC방 언론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치부를 들추는 민감한 사안들을 보도할 때마다 ‘의도적인 협회 때리기’로 폄하하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6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설립 과정에서는 현재 회장으로 취임한 최승재 이사장의 반대편에 서서 흑색선전을 불사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PC방 언론에 대해서는 이사회 공개 거부 및 정기총회 비공개 등 철저하게 폐쇄적으로 대응하며 척을 지려하고 있다.

이는 대외 홍보정책 실패와 PC방 업계의 목소리를 분열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PC방 업계에서 유일하게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인문협의 일부 임원진뿐이다. 이에 따라 인문협이 현재 회원 수 확보를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은 맨투맨 전략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맨투맨 전략이 얼마나 건전한 회원들을 모집할 수 있느냐는 의문점으로 남는다. 단지 회원 수 증가에만 목적이 있다면 7기와 8기에서도 이 같은 추락은 가속화될 뿐이다. 집행부를 구성할 새 인물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건전하고 투명한 회원이 부족하다는 말과 같다.

인문협이 과거와 같은 명성과 위상을 되찾고 건전한 회원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외환이라는 핑계보다는 외인이라는 인재를 찾아야할 때다. 스스로 원인을 찾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유일한 해답인 것이다.

[환골탈태 없는 사단법인의 추락] 관련 정정 및 반론 보도문

본지는 4월 7일자 「환골탈태 없는 사단법인의 추락」 제하의 사설에서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병곤, 이하 인문협) 회원이 2013년 현재 1,000명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스타크래프트>의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이 PC방에 불합리한 규제를 양산해 이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부터 출발한 인문협이 상업적인 활동이 늘면서 이에 반발하는 업주들이 증가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결과 인문협 회원은 2013년 현재 2,500명인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

또한 위 보도에 대해 인문협은 “PC방 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건전한 영업방침을 유도하여 멀티미디어 문화를 육성 발전시킴으로써 첨단 문화 형성에 이바지 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며, 일부 임원진이 개인적인 사업을 벌인 사실은 있으나 협회 전체 사업과는 상관이 없고, 상업적인 변질로 인해 인문협이 추락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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