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28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재 PC방 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PC 보유수 100대 이상의 대형 PC방이다. 대형 PC방을 창업하는 과정에서도 지분을 투자해 초대형 PC방을 오픈하는 이른바 기획형 PC방과 PC방 개수를 늘리는 형태의 복수매장 운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기획 PC방의 가장 큰 장점은 PC방 운영에 직접적인 관여 없이도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복수매장 운영은 중소형 PC방의 개수를 늘리면서 사실상 초대형 PC방과 유사한 운영환경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정보가 많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기획 PC방의 경우에는 일부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가 적을 수밖에 없고, 또한 대외 활동에 소극적인 PC방 업주들은 더 더욱 접근이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PC방 업주가 홀로 추진할 수 있는 복수매장 운영도 여건이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추진이 쉽지 않다. 같은 지역 내 여러 개의 PC방을 운영하는 것도 벅찬데, 상권이 다를 경우에는 물리적인 소요 시간이 커 관리 측면에서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기획 PC방의 경우에는 정보력이고, 복수매장 운영은 방법론에 달렸다. 굳이 기획 PC방에 참여한 업주의 비중과 복수매장을 운영 중인 업주의 비중을 따지자면 사실 복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들이 다수다. 많게는 10개 이상 운영하는 업주들도 많다.

그만큼 복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PC방 업주들은 많지만, 그렇다고 운영 노하우들이 공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복수매장을 운영하는 방식과 노하우를 살펴보기 위해 강원도 춘천시 인근 지역에서 4개 매장의 거점인 ‘가까운 PC방’을 방문해 봤다.

   

복수매장 운영까지 길고 길었던 사연
가까운 PC방은 서울에서 춘천시로 진입하는 초입 인근에 위치해 있다. 가까운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응재 사장은 총 4개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까운 PC방은 4개 매장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오픈해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박응재 사장이 4개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박응재 사장은 과거를 회상하며 휴대전화 전문 매장을 운영하다 불합리한 거래 관행으로 인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당시 한강다리를 거닐 정도로 심신이 지쳐 있었다고 한다.

결국 박응재 사장은 서울에서 휴대폰 전문 매장을 처분하고 고향인 강원도 홍천으로 내려왔다. 사실상 사업실패로 전전긍긍하던 상황에서 박응재 사장이 빠진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었다. 당시 출시한 <아이온>에 깊이 빠지면서 게임을 연구하는 고수 중에 고수가 됐다.

더구나 지인들의 추천으로 아프리카TV에서 <아이온>을 통한 BJ 활동도 겸했다. 게임에 문외한이었던 박응재 사장이 공교롭게도 게임을 통해 수입을 얻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PC방 창업을 희망하게 됐고, 무수한 PC방을 방문하며 단점만을 곱씹었다.

예를 들어 어두운 조명이 인테리어와 맞물려 칙칙한 느낌이 강조된다거나 지나치게 통로가 좁은 경우, 시설물들의 부자연스러움과 불편한 점들을 메모하며 PC방 창업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연구 끝에 홍천에서 1호점을 시작으로 4개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건실한 PC방 업주로 발돋움했다.

복수매장의 가능성은 상권이 좌우한다
복수매장이란 결국 기존 매장과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PC방을 창업하는 것으로, 기존 매장을 오픈했던 과정을 또 다시 겪어야 하는 것이다. 다만, PC방 업종에 대한 안목과 운영노하우가 담겼기 때문에 2호점, 3호점을 오픈하는 과정에서는 개선이 이뤄진다.

박응재 사장은 복수매장 운영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상권이라고 단언했다. PC방 업계에서는 PC방에 적합한 상권과 입지조건들이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박응재 사장은 상권분석 역시 남다른 시각을 보였다.

박응재 사장이 밝힌 PC방에 가장 적합한 상권은 이런 곳에 왜 PC방을 오픈했는지 의아할 정도로 엉뚱한 곳의 단독 상권이다. 보편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에서 추천하는 PC방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업종 매장이 많은 지역이 관련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해 알선해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수요를 보고 상권분석을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상권의 경우 대부분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권이다. 박응재 사장이 추천하는 상권은 △2,000세대 이상의 세대수가 확보된 지역 △지역민들의 이동경로에 진입 가능한 지역 △반경 1km 내 PC방이 없는 지역 △대형 주택이 많은 지역 등이다.

또한 인근에 학교들이 있고 주차가 용이한 지역도 추천했다. 이 같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 있는 상권에 자리 잡은 PC방이 바로 가까운 PC방이다. 해당 상권의 특징이라면 단독 상권이라 경쟁이 없고 성인과 학생 고객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권이라는 점이다.

복수매장의 운영·관리, 근무자들이 핵심
사실 상권분석은 PC방 업주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상권이 다를 수 있다. 나름의 성향에 따라 진입한 상권에서 운영에 성공을 거두면 그것이 곧 PC방에 적합한 상권인 것이다. 하지만 관리·운영은 다르다. 그것도 4개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일부 PC방 업주들은 운영·관리 자체를 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PC 유지보수 업체나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업체 등에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복수매장을 운영하는 업주 중에서는 매장 수가 적은 편에 속하는 박응재 사장은 4개 매장을 직접 관리·운영하고 있었다.

박응재 사장의 복수매장 운영 노하우는 근무자가 핵심이었다. 노련한 인력관리가 복수매장을 운영하는 핵심 노하우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박응재 사장은 매니저와 아르바이트 근무자로 직급을 구분하고 있었고, 모든 근로자는 자택과 PC방이 10분 거리에 위치한 근무자를 선별했다. 한 마디로 기존 PC방 고객들이 잠재적인 아르바이트 근무 지원자인 것이다.

더구나 인력관리의 방식도 특이했다. 우선 매니저는 하루 4시간 밖에 근무하지 않는다. 주요 업무내용은 재고관리 등 자잘한 업무들이 있지만, 고객관리가 최우선 업무다. 예를 들어 같은 게임을 즐겨하는 고객들을 한 자리에 모이도록 해 커뮤니티를 형성시켜 고객들 간 속칭 부킹을 선사한다거나 고객들의 성향들을 관리 프로그램에 메모해 기억하는 등의 업무다.

실제 가까운 PC방은 회원고객들의 취향과 성향들을 모두 메모하면서 그에 따른 먹거리 레시피를 제공한다거나 고객편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빈번하게 교체되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더구나 아르바이트 근무자와는 1년 이내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단기간 근무자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박응재 사장은 고객을 근무자로 채용하는 것보다 PC방에 대한 신뢰를 높인 이후 다시 고객으로 빠르게 복귀시키는 것이 더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카운터에는 요금 결제 용도의 메인 카운터 PC와 근무자들을 위한 보조 PC가 한 대 더 있다. 보조 PC에는 기본적으로 메신저 프로그램이 구동되어 있고, 각 매장의 CCTV 화면도 떠 있다.

이를 통해 박응재 사장은 근무자들 간 감시와 견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개 매장의 모든 근로자는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연결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CCTV로 각 매장의 모든 상황을 서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상호 간 감시하고 감시를 받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업주가 없어도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박응재 사장의 이 같은 인력관리와 운영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연 이후에도 10곳 중 2곳는 잘 될 것
사실 PC방 업주들은 전면금연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올해 1월과 2월 매출이 대폭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박응재 사장은 4개 매장 중 매출이 갑작스럽게 하락한 매장은 없다며, 앞으로도 전면금연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PC방 전면금연화에 따른 전망을 묻는 질문에 박응재 사장은 음식점도 10곳 중 2곳은 대박을 친다며 아무리 영업환경이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분명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PC방은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응재 사장은 “앞으로 흡연실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해 질 것”이라며 “아낌없이 시설에 투자하고 개선하는 매장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혈경쟁에 대한 입장도 남달랐다. 상권 선정 단계부터 단독 상권에 진입하면 과열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면 이벤트를 활용하며 극복하는 방법들을 추천했다. 현재 가까운 PC방도 요금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기본적인 이용요금은 정액요금제와 적립이 없다는 점을 특징으로, 학생 1,200원, 성인 1,500원, 실버회원 1,400원, 골드회원 1,200원이다.

요금 이벤트의 내용은 시간당 학생은 1,000원, 성인은 1,200원이고, 지난 1월 31일까지 회원 가입한 고객들은 모두 1,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결국 기본요금을 높게 책정하고 이벤트 요금제는 평범한 수준으로 제공하면서 할인받고 있다는 점을 마케팅적으로 활용해 만족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실 가까운 PC방의 요금체계는 이보다 훨씬 더 세분화되어 있다. 실버회원과 골드회원이란 누적 이용시간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이다. 각각 50시간 누적 시간이 되면 기본요금이 순차적으로 인하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성인회원은 1,500원을 시작으로 50시간을 이용한 이후부터는 1,400원, 또 50시간을 더 이용하면 1,200원으로 인하된다. 이를 통해 고객의 입장에서는 단골 고객으로서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박응재 사장은 높은 기본요금을 설정한 이후 이벤트와 세부적인 요금체계를 병행 운영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출혈경쟁을 억제하면서도 집객을 높이는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치며…
무엇보다 박응재 사장은 복수매장을 운영하기까지 끊임없는 연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문난 PC방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주로 단점들을 연구했고, 벤치마킹할 대상들은 반드시 메모해 기억했다. 그렇게 포인트들을 정리한 것이 A4 용지로 5장이나 된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우물 안 개구리로 남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응재 사장이 공개적인 취재에 응대한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출을 공개한 이후 악성댓글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엇하나 거짓이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앞으로 복수매장은 대형 PC방의 난립과 더불어 시대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개 매장보다는 2개의 매장, 2개 보다는 3개를 운영할 때 수익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복수매장을 계획 중인 PC방 업주들에게는 가까운 PC방의 운영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매장의 시대적 트렌드가 얼마나 큰 여파를 미칠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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