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28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노래방이 처음 등장할 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됐다. 그 계보를 이은 업종이 바로 PC방이다. 물론 10여전 이야기에 그친다. 현재의 시점에서 PC방은 폐업률 1위, 생존율 최하위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외부에서는 사양사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도 PC방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PC방은 2001년에 2만 3천 개 업소로 정점을 찍었고, 2004년까지 감소세를 나타내다 2005년에 2만 2천 개로 2번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계속해서 PC방 수가 감소하다 2010년에는 2만 개 선이 붕괴된 1만 9천 개로 집계됐고, 2012년에는 1만 4천 개로 대폭 감소했다.

2014년인 현재 PC방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1만 3천 개 선이 붕괴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처럼 폐업률이 높아졌다면 자연스럽게 출혈경쟁도 줄어야 하는데, 불행히도 출혈경쟁은 전혀 줄어들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면금연화를 계기로 상권모임들이 형성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반대로 신규 대형 PC방이 난립하면서 오히려 경쟁은 생존권이 걸린 사투로 변했다.

이를 반증하듯 PC방 수는 감소했지만 전국 평균 PC 보유수는 상승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PC방의 어려운 영업환경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가 없고 PC방의 영업환경에 주목하는 시선도 부족하기 때문에 규제완화 등 영업환경 개선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어렵다면 결국 남은 과제는 내부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 PC방에 접목되지 못했던 다양한 사업 아이템들과 부작용을 우려해 도입을 꺼려했던 각종 편의시설들의 과감한 도입이 필요하다. 변화가 없다면 정말로 도태될 수 있다. 이에 PC방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들을 살펴봤다.

통계지표로 살펴 본 PC방의 현실

 


서울시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 간 산업 구조변화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내 PC방은 5년 간 1,705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에는 4,984개에 달했지만, 2011년에는 3,279개로 크게 감소한 것이다.

 

 

 

사실 서울시가 발표한 산업 구조변화는 PC방만 조사한 것이 아니라 운송업이나 김밥 전문점 등 다양한 업종을 망라했다. 실질적인 매장 수의 폐업규모는 4번째로 가장 높았지만, 같은 업종 내 업소 수가 34.2% 가량 감소해 폐업률이 가장 높았다.

더구나 사업 지속성도 최하위였다. 역시 서울시가 지난 2월 3일 발표한 ‘2013년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를 살펴보면 43개 생활밀접형 업종 중 PC방은 3년 간 생존율이 31.6%로 사업 지속성에 있어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폐업률도 1등이고 사업지속성은 가장 낮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서울은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의 3분의 1이 몰려 있는 곳이다. 사실상 전국 대부분의 지역도 서울에서 발표한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폐업으로 인한 업소 수 감소는 과열경쟁 완화와 매출상승 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커야 하는데,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겨울방학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월과 2월 매출이 하락했다는 이야기가 적잖게 토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PC방 업종을 신음케 하는 것일까?
 
시설은 고급화,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
PC방 업계에서 입을 모아 지적하는 공통된 문제점 중 하나는 콘텐츠 부족이다. 고객들이 이용하는 콘텐츠가 게임에 국한되다보니 게임시장의 흐름에 따라 흥망성쇠가 좌우될 정도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C방을 게임방으로 불리는 경우도 많다.

또한 과거 오락실과 같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받고 있다. 게임 콘텐츠 자체가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그대로 PC방에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편파적인 시선에 따른 영향이다. 하지만 문제는 편파적 시선이라고 치부만 할 수 없는 것이 정부와 국회에서 PC방에 대한 각종 규제안을 만들어 내고 있어 후폭풍이 예견되고 있다.

특히 PC방은 간접흡연 문제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이 거론된 업종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영향은 결국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절반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방법론을 등장시켰고, 나아가 PC방 전면금연화를 시행하게 만든 단초를 제공했다. 결국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PC방 영업환경을 악화시키는 규제안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대가 지날수록 PC방은 치열한 시설 경쟁을 거듭한 끝에 고급화가 정착되어 있는 상태다. 투자를 꺼리던 부분들에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졌고, 전면금연이 시행된 현재의 시점에서는 각종 주변기기들마저 고급화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고급 시설들이 정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고객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PC방은 변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태다.

시설 측면에서의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적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결제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에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현금만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한 곳이 많기 때문에 PC방은 상대적으로 다소 도태되어 있는 상태다.

사실 신용카드 도입을 꺼려하는 이유는 매출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PC방의 가장 큰 장점으로도 꼽히는 현금업종이라는 메리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으로 현금업종에 대한 매출 추산에 돌입했고, 이미 PC방 업종의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자료들을 확보해 활용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매출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신용카드를 도입하는 PC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용카드뿐 아니라 T머니와 각종 상품권, 모바일 및 사이버머니 등 결제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진입장벽을 상당 부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신용카드를 도입한 일부 PC방은 결제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PC방은 최신 PC 사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게임 콘텐츠에서 벗어나 PC를 통해 활용 가능한 대부분의 콘텐츠를 최적의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터넷방송이나 라디오 방송, 비즈니스 업무 환경, 주식 서비스, 대학생들의 리포터 작성 공간 및 스터디 활용 방안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추가적인 설비들의 활용도 필요하다. 프린트, 팩스, 유선전화, 공간이 넓은 독립적인 형태의 책상과 공간 제공 등 오피스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영화, 만화, TV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은 물론, 영상편집 및 사진편집 등 각종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이용 환경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PC를 이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 측면에서의 변화 필요성도 대두
사실 PC방은 전국 홍보가 필요 없다. 번화가 상권에 위치한 PC방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PC방은 지역 내 상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 및 학원, 인터넷 소외 계층을 위한 전문교육원, 각종 창업교육원 등과 연계해 PC방을 교육장소로 활용하면서 PC방에 대한 친숙함을 높여 장기적으로 집객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일부 PC방에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게임대회도 PC방만 연합해 게임대회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학교나 학원, 직장인들을 유치해 게임대회를 지원해 주는 방식의 마케팅도 활용 가능한 부분이다. 지역 사회 내 학교와 학교, 학원과 학원, 기업과 기업 간 대회 등을 유치하면 PC방의 진입장벽을 상당히 낮추는 실효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제2의 고객층 발굴은 앞으로 PC방 업계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안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제2의 고객층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이미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되면서 상당히 개선되어 있는 상태다. 한 마디로 그동안 PC방에 출입하지 않던 고객들의 발길을 돌린다는 의미로, 주로 여성과 중장년층, 비흡연 고객이 대상이다.

PC방 출입이 가장 적은 계층인 여성과 중장년층, 비흡연 고객은 PC방을 출입하던 계층과 비중을 견줄 수 있을 만큼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계층이다. 결과적으로 이들 계층을 PC방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영업환경 개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래 PC방을 출입하지 않던 계층을 끌어들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취급되는 1인 전용 공간을 제공하는 것처럼 이들 계층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제공해 트렌드에 부합한다면 상당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마치며…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라는 말이 있듯 PC방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콘텐츠와 동일선상에서 탄생배경이 설명되고 있다. 즉, 게임은 PC방과 유기적 결합 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게임 콘텐츠만을 이용하는 환경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에 놓여 있다는 점은 PC방 업계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이를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은 PC방의 지역사회 참여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인 계획과 시설변화에 따른 투자가 뒤따라야 하고 인식이 변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도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게임방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PC를 이용한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영업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미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되면서 영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 PC방 2.0 시대를 앞당겨야 PC방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PC방 협·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장기적인 계획과 안정적인 비전이 제시된다면 PC방 협·단체를 통한 영업환경 개선이 보다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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