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7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1월은 본격적으로 시행된 전면금연화를 맞이한 첫 달이었다. 지금까지 PC방 업계에서 악전고투(惡戰苦鬪)라는 말이 이보다 더 어울리는 때가 없었다. 매출은 감소했고 적극적으로 금연에 돌입한 PC방과 일부 흡연을 방치하고 있는 PC방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면금연화에 따른 갈등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매출이 감소하다보니 출혈경쟁도 더욱 심화됐다. 이 같은 출혈경쟁은 PC방이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의 상권에 새로 진입하고 있는 대형 PC방의 오픈 이벤트가 발단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에는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PC방 업주들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어지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동안에만도 상호 비방을 일삼는 게시물들이 무수히 배출되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악담까지 쏟아지면서 혼란스러움이 연출된다.

일각에서 현재의 이런 상황을 전면금연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의 진통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감정싸움의 발단이 되고 있는 경쟁관계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경쟁관계에서 파생되는 피해의식이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PC방은 다른 업종과 경쟁구도를 논하기 어렵다. 결국에는 PC방의 경쟁상대는 또 다른 PC방이다. 이 때문에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PC방의 매출이 상승하고 본인의 매장은 매출이 감소하면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고 나아가 도덕적 흠결을 꼬집게 된다.

물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아야한다. 그러나 법률적인 의무를 다 한 상황에서도 도덕적인 문제점을 꼬집는다면 반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일부 PC방 업주들 사이의 갈등은 결론이 나오지 않는 감정싸움이다.

결론이 없는 감정싸움은 스트레스만 남긴다. 이미 대다수 PC방 업주들은 과열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물론 각종 규제, 부정적인 사회적 이미지, 영업이익에 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충분하고 다양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은 심기일전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때다.

폐업을 고민하는 PC방 업주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스트레스가 결론에 도달해서는 폐업까지 생각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종 전환을 고민 중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현재의 시점에서 안정적인 아이템은 그 어디에도 없다.

점포 매매시장에서 PC방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PC방 업주들이 더욱 많다. 뜻을 함께 하는 PC방 업주들이 연합해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상권 이벤트를 추진하거나 관리·운영적인 측면에서의 상부상조에 힘쓰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본격적인 전면금연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업주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PC방의 경쟁력이 흡연실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흡연시설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전면금연의 영향에 따른 시설변화에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PC방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다. 전면금연이 정착되면 PC방은 상당한 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그동안 PC방에 출입하지 않던 더욱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 또 다른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현재 업계를 선도하는 일부 PC방 관련 업체들은 전면금연 이후 시설 변화를 예측하고 있는 업주들의 니즈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PC방을 겨냥해 출시되고 있는 일부 제품들은 전면금연 이후의 상황을 예측한 PC방 업주들의 의견이 반영된 제품들이 많다.

전면금연과 출혈경쟁으로 인한 갈등으로 어느 때보다 PC방 업계의 분위기가 흉흉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PC방 업주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여전히 고민하고 연구하는 이들은 전면금연 시대가 불러올 PC방 2.0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3월과 4월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과열경쟁으로 인한 갈등을 고민하기에 앞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고민에 빠져야 할 때다. 악전고투는 강력한 적을 만나 괴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시에 곤란하고 괴롭지만 죽을힘을 다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2월은 고투(苦鬪)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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