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7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까지 PC방 전면금연화와 관련한 모든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유예기간과 계도기간이 모두 종료되면서 사실상 PC방 전면금연화는 올해 1월 1일부터 PC방에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 1월은 전면금연 정착의 초기 시점으로 설명된다.

그동안 PC방 업계에서는 전면금연 시행으로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금연구역은 학생 고객들이 주로 이용해 왔고, PC방 매출에 큰 도움을 제공하는 알짜배기 고객들은 대부분 흡연구역을 이용하는 흡연 고객들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매출 차이를 살펴보면 금연구역의 매출이 흡연구역의 매출을 상회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결국 PC방 업주들은 현실적으로 PC방에서의 모든 매출이 흡연구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전면금연이 시행되면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1월은 전면금연이 시행된 첫 달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PC방 업계의 1월 한 달 성적은 최악이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다소 줄었다는 PC방 업주들이 태반이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당장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20~30%의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감소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 모바일 게임의 강세,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의 약화, 킬러 콘텐츠의 부족, 설 연휴를 앞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사회적 요인 등이 모두 꼽히고 있다. 하지만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 첫 달이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도출됐다. 실내 흡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PC방 업주가 있는가 하면,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만 지정하고 흡연행위에 대한 책임은 고객과 정부에 돌리는 PC방이 공존했다. 이러한 양분된 형세는 PC방 업주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전면금연 시행 이후 PC방 업계 전체가 민감해져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전면금연화에 PC방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전히 예측이 불가능한 부분들도 많다는 것이다.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 지난 1월 한 달 간의 결과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봤다.

이용패턴의 변화, 큰 혼란은 없었다
큰 우려와 혼란이 예견됐지만, 실내 흡연이 금지되고 흡연실을 이용해야 하는 PC방의 이용패턴 변화에 대한 고객들의 혼란은 크지 않았다. 당초 실내 흡연을 방지해야 하는 PC방 업주의 입장과 전면금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객들 간 충돌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PC방 전면금연화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가 높아 이용패턴 변화에 순순히 적응하는 모습이 많았다.

물론 아직까지도 현장에서는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과 크고 작은 실랑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시행 초기 시점에서 고객들의 반발이 적다는 점은 PC방 전면금연화의 정착 시점을 앞당기는 긍정적인 영향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PC방 업주들은 고객들과의 분쟁 우려가 불식된 원인에 대해 그동안 유예기간과 계도기간을 거치는 과정에서 PC방 전면금연화에 대한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고객들이 경험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PC방을 찾는 고객들은 흡연실이나 흡연부스가 설치되는 시설 변화를 직접적으로 목격해 왔고, 수년 간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 PC방 전면금연화에 대한 소식을 접해 왔다. 결국 고객들이 PC방 전면금연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이유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이용패턴의 변화를 이미 짐작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흡연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은 해소되지 않았다. PC방 전면금연 시행 후 혼란이 적었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고객들이 전면금연에 대한 이해가 높아 흡연실을 이용하는 상황에 저항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저항이 적다고 흡연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불편함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아직 PC방 전면금연화의 조기 정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매출감소 원인, 전면금연도 피해갈 수 없어
특히 올해 1월은 매출감소의 체감이 두드러진 달이기도 했다. 당장 1월 1일부터 시작해 설 연휴 직전까지 PC방 업주들의 공통된 의견은 지난해 1월 및 12월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시기적으로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 시점과 맞물린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의 또 다른 공통된 의견은 매출감소의 원인이 반드시 PC방 전면금연화에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PC방 전면금연화에 따른 영향이 결코 적지 않지만, 전면금연화 단독 효과보다는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혔다는 것이다.

우선 매출감소의 원인 중 핵심적인 문제로 꼽히는 것은 고객들이 이용해야 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평가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PC방 업주들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가정에서 게임을 즐길 때와 큰 차이가 없는 실정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PC방에서 가장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이지만, 가정과의 차별화가 점차 약해지고 있어 매출감소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꼽는 업주들이 많다. 여기에 더해 RPG의 약세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면금연으로 이용에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성인 고객을 PC방으로 이끄는 RPG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로 인한 모바일게임의 강세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모바일 게임이 라이트 유저를 흡수했다는 사실은 여러 기관의 보고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도 게임 결제 규모는 늘면서 매출은 정체 상태에 놓인 상황을 빗대어 스마트폰이 PC방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업주들도 많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바일게임의 확대는 PC방의 매출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PC방 IP를 재판매하는 업체들의 난립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악재들이 PC방 전면금연화 시행과 맞물리면서 파급효과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사실상 고객들이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고객층의 일부가 이탈했다는 분석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PC방 전면금연화, 2월과 3월이 고비다
전면금연이 본격 시행된 지난 1월의 PC방 성적이 기대 이하로 나타나면서 PC방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2월과 3월의 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당장 2월은 설 연휴가 끝나서 PC방의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상황이다. PC방 가동률 지표 등을 살펴봐도 설 연휴 이후 10여일 간은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월은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겨울방학 개학 시점과도 맞물린다. 설 연휴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용돈을 확보한 청소년층이 친구들과 교유관계를 가지며 PC방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부 상권에 따라서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여지가 크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문제는 예측과 달리 2월 한 달 동안의 성적도 1월과 유사한 형태로 흘러갈 경우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PC방 업계의 매출 패러다임이 파괴되면 주요 변화와 원인은 PC방 전면금연화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2월마저 좋지 못한 성적이 나타날 경우에는 PC방 전면금연화로 인해 상당수의 성인 고객이 더 이상 PC방을 찾지 않게 됐다는 결과로 귀결되며, 이는 성인 고객층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

더 큰 문제는 3월이다. PC방 업계에서 3월은 전국 평균 가동률이 하락하는 비수기로 통한다. PC방 전면금연화 시행 이후 첫 번째로 맞이하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2월마저 매출이 회복세로 접어들지 못하면 3월부터 여름방학까지 극심한 매출부진을 겪는 PC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월과 3월 성적이 향후 PC방 산업의 전반적인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간 지날수록 흡연실의 중요성 커질 듯

 

   


매출감소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어야 한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앞으로의 매출변화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인테리어 재시공이나 PC 업그레이드 등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PC방 업계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시설물인 흡연실이 PC방의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PC방에서의 흡연실은 시행착오가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다. 흡연실은 PC방에 도입된 새로운 시설물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고객들의 불편사항이 어디서 도출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결국 지난해 설치된 흡연실이나 흡연부스들의 상당수는 법률적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선에서만 설치되어 태생적 한계가 내제된 상태였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시점은 결국 올해부터다. 이용률이 높지 않은 시점에서는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 여지도 크지 않았지만 전면금연이 본격 시행되어 고객들의 이용률이 증가하자 다양한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흡·배기 시설의 성능 저하로 담배연기가 제대로 빠지지 않는 등 재투자가 발생하는 문제점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협소한 크기의 흡연실을 마련한 PC방은 흡연실을 추가하거나 재설치 하는 등의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고, 재떨이의 용량과 내구성, 출입문의 재질과 열고 닫는 형태의 문제점, 냉·난방기기의 존재 유무, 클라이언트 PC에서 흡연실까지의 이동경로에서 발생하는 불편사항 등 수많은 형태의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흡연실은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으로 인해 이탈한 성인 흡연 고객들을 복귀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PC방 간 경쟁력은 둘째치더라도 흡연실은 기존 흡연고객들이 흡연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흡연실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연 PC방과 흡연 PC방의 갈등?
올해 1월 1일부터는 흡연 가능 PC방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PC방 업주들 간의 첨예한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원천적으로 실내 흡연을 차단하고 흡연실을 이용하도록 이용패턴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PC방 업주들과 사실상 흡연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 받는 PC방 간의 갈등이 핵심이다.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는 결국 매출감소다. 금연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PC방 업주들은 PC방 고객들이 실내 흡연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PC방으로 이동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비판의 대상이 된 반대급부의 PC방 업주들은 정부와 고객의 책임을 PC방 업주가 대신 짊어질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PC방 업주들은 법률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법률에서도 PC방 업주는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무조항만 있을 뿐 고객들의 흡연행위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나 의무가 없다. 결국 고객들의 흡연을 방지해야 할 책임은 정부와 지자체에 있고, 정부와 지자체가 강력한 단속을 실시해야 PC방 전면금연화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다는 논리다.

문제는 업주들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PC방 업주들은 출혈경쟁으로 대응하거나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PC방 업주들도 맞대응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출혈경쟁과 신고전 양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PC방 업계의 위화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태다.

마치며…
사실상 PC방 전면금연화가 업계에 처음으로 도입된 지난 1개월을 분석하면 PC방 전면금연화는 매출감소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으며, 흡연실 등 흡연시설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전면금연화를 조기 정착시킬 수 있는 대책으로 꼽히고 있으며, 2월과 3월 내 경제적 체력의 확보 여부에 따라 PC방 업계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정적인 영향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간접흡연 피해 등의 이유로 PC방 출입을 삼가던 금연 고객들의 유입이 절실해 보인다. 아직도 일부 언론에서는 PC방의 흡연행위에 대한 문제 지적이 많다. PC방 전면금연화가 조기에 정착되어 인식을 변화시켜야 새로운 신규 고객층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PC방 전면금연화와 관련한 마지막 변수는 선택적 금연제도로, 지방선거를 전후해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 측에서는 설문조사 실시 및 공청회 계획 등 법안 통과를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PC방 업주들 역시 흡연시설에 대한 서비스의 질 향상과 더불어 선택적 금연제도의 향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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