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의 컴퓨터는 일반 가정용 PC와 차별화해야 된다. 그래야 손님들이 PC방을 찾기 때문이다. 요즘은 PC의 활용도 면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며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중요시되고 있다.

   
최근 nVIDIA에서 개발한 SLI 시스템은 그래픽 성능을 높이기 위해 두 장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PC방의 경우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시점이 되면 기존 PC의 절반에만 최신 그래픽카드를 구매해 장착하고 나머지 PC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그래픽카드 두 장을 장착해서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두 장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면 약 70%의 성능이 향상되어 최신형 그래픽카드와 성능이 비슷해지고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PC방에 꼭 맞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SLI 시스템을 사용하는 PC방은 안타깝게도 아직 그리 많지 않다. SLI 시스템의 장, 단점과 효과를 파악하기위해 실제 SLI 방식을 사용하는 PC방을 취재해 보기로 했다. 어렵게 수소문한 끝에 (주)렉스테크놀러지 안병훈 팀장의 도움으로 대전에 있는 GATE PC방을 소개 받았다.

대전역에 도착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송촌동 국민은행 앞으로 달렸다. 국민은행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보통의 PC방과 달리 큼지막하게 생긴 입구가 썩 맘에 들었다. 점점 쌀쌀해지는 늦가을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좋게 느껴졌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공간이 꽤 넓다. 손님들이 의자를 빼놓고 지나다녀도 여유가 있을 만큼의 넉넉한 넓이다. 답답한 느낌이 아닌 탁 트인 공간의 PC방, 담배 연기가 싫은 손님들에겐 매력적일 것이다. 예상했던 것 보다 규모가 꽤 크다. 전체 PC가 160대라고 한다. 서울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PC방은 찾기 힘들다고 말하자 부사장님이 “서울은 땅값이 비싸서 그럴 것이다.”라고 한다.

얼마 후 사장님이 도착했다. 공주에서 일을 마치고 인터뷰를 위하여 오시는 길이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GATE PC방은 nVIDIA사의 SLI 방식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메인보드 하나에 그래픽카드를 2개 장착하는 방식이다. 아직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GATE PC방의 김영만 사장님은 SLI 방식에 대해 예찬론을 펼쳤다. 비용절감 면에서 그 만큼 효율이 크다는 것이다. PC 부품의 선택부터 시작해서 작은 부분까지 손님들을 위해 세심한 신경을 쓰는 대전 GATE PC방의 김영만 사장님과 PC방 운영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봤다.

[Interview]

   
 

▲ 게이트PC방 김영만 사장님

 
- PC방이 꽤 커 보인다. PC방 규모는 어떻게 되는가?
총 160대의 PC가 있다. 그 중 60대에 SLI 보드를 장착하였고 현재 SLI 방식으로 운영되는 PC는 총 12대이다.

- PC방이 크게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현재 SLI 방식을 쓰고 있는 곳은 원래 사무실의 용도로 썼다. 현재 리모델링 하여 새로 만든 쪽에선 성인 손님만 받고 있다. 성인 손님들의 편의를 위한 방안이다. 요금도 좀 더 비싸다. 한마디로 VIP 룸이라고 보면 된다.

- SLI 방식의 장,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비용절감의 효과가 크다. PC방은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가장 큰 부분 중의 하나가 그래픽카드이다. 새로 출시된 제품을 사려면 지출이 상당하다. SLI 방식을 사용하면 예를 들어 지포스 6600GT를 쓰다가 7600GT로 바꿔야 할 때 절반 정도만 7600GT를 구입하고 남은 6600GT를 SLI 방식의 보드에 장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5 배 정도의 성능 향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SLI 방식을 쓸 필요는 없다. 메인보드만 SLI 보드로 구입하면 된다. 일반적인 메인보드와 가격도 비슷하다. 단점은 SLI 방식이 아직 많이 보급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몇몇 그래픽카드와 호환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런 부분이 약간 불편하지만 제대로 알고 구입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 SLI 방식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됐나?
nVIDIA에서 SLI 프로모션을 제안해왔다. nVIDIA 쪽에서 작년 2월에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에 SLI 에 대해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작년 2월에 시범적으로 전국 몇 곳의 PC방에서 SLI 방식을 채택하여 쓰게 되었다. 그 PC방 중 한 곳이 바로 우리 PC방이고 최초에 6대를 설치했다. 아마 한국에선 최초로 SLI 방식을 채택한 PC방이 아닐까 싶다. SLI 홍보모델인 셈이다. 그 때 당시 nVIDIA SLI 담당직원인 매튜 맥 크르던(Matthew ‘mac’ Cuerdon)씨와의 인연을 계기로 소규모지만 협찬을 받기도 했다. 렉스텍, 인텔, 엔비디아 등에서 협찬을 해줬다.

   

- 손님들은 주로 어떤 게임을 많이 즐기는가?
학생들은 주로 던전앤파이터나 서든어택 등 캐주얼 게임이나 FPS게임을 많이 하고, 성인 손님들은 와우나 리니지 시리즈 등 RPG게임을 많이 한다.

- 최근 ‘PC방 등록제’로 인해 논란이 많다. 등록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에 PC방일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하기 때문에 등록제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 PC방 현실에 맞게 법을 개선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새로운 PC방들의 난립도 막을 수 있을 테고 불법 도박 PC방도 없앨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주변에 불법 사행성 PC방이 있는가?
있다. 그 곳은 일반 PC방과 똑같은 형태로 되어있다. 낮에는 어린이도 드나든다. 그리고 주로 밤에 도박성 게임을 하는 것 같다. 학생들도 가는 곳인데 심각한 문제다. 정부 당국의 단속이 없다는 것이 정말 의문이다.

- 최근 매출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PC방이 그렇겠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이 예전만큼 게임을 많이 하지 않는다. 재밌는 게임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에 거는 기대도 크다. 예전에는 스타크래프트 손님만으로도 PC방에 손님이 넘쳐났었다. 기대는 하고 있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 것 같다.

- 매출 증가를 위해 구상 중인 운영 방안이 있는가?
PC이용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컨텐츠들을 접목시킬 생각이다. 현재는 손님들이 좀 더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 지금보다 더 편한 장소와 음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PC방과 결합한 카페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음료수를 마시더라도 일반적인 캔음료 보다는 직접 만든 음료가 더 낫지 않겠나. 해외의 PC방 현황을 보기위해 중국과 베트남으로 시장 조사를 다닌 적이 있다. 베트남에는 현재 약 7천여 개의 PC방이 있다. 그 곳에선 손님들이 게임으로 지출하는 돈보다 먹을 것에 쓰는 돈이 더 많다.

   

- 직원은 몇 명을 고용하고 있나?
아르바이트 5명과 매니저 1명을 두고 있다. 요즘 다른 사업을 시작해 PC방을 잘 신경 쓰지 못하고 있어 매니저가 거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 가끔 집사람이 나와서 도와주기도 한다.

- 아르바이트 시급은 얼마인가?
식대를 포함해서 3,600원부터 시작한다. 주, 야간의 차이는 없다. 매출은 예전보다 하락했는데 최저임금은 내년에 또 오른다고 한다. 걱정이다.

- 주변 상권은 어떠한가?
근처에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있다. 손님들 중에서 아파트에 사는 손님들이 80% 정도이다. 그리고 주변 학교 학생들도 많이 온다. 방학 때는 하루 최고 600명 정도의 손님이 오기도 한다.

- 다른 곳에서도 또 하나의 PC방을 운영한다고 들었다.
지금 이 곳은 3년 정도 되었다. 한남대 앞에서 7년째 운영하고 있는 PC방이 하나 더 있다. 그 곳에선 손님들이 주로 WOW를 많이 해서 ‘와우 PC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오랜 기간 PC방을 운영하다 보니 자판기 커피 값이 부담되어 직접 커피를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전국 2천여 개의 PC방과 거래를 하는데 기존의 커피 가격의 절반 정도로 공급하고 있다. 거품을 뺏기 때문에 많은 업주들께서 만족하고 고마워하고 있다. 너무 싸게 판다고 해서 다른 커피 업체들로부터 욕을 먹은 적도 있다. 단지 PC방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다.

- 자신만의 운영 노하우가 있다면?
남들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 그저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끔 손님들이 즐기는 게임을 업주가 하면 그 PC방에 가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처럼 손님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는 것도 매출을 올리는 한 방법인 것 같다.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이것저것 해보기도 한다.

- 전국 PC방 업주(동업자)들께 한마디 한다면...
10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PC방 요금은 문제가 있다. PC방 업주들끼리의 가격 경쟁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로 경쟁해야지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은 서로에게 득 될 것이 없을뿐더러 PC방 업계의 발전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모든 PC방이 제값 받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실추된 PC방 이미지도 다시 업그레이드 했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몇몇 소도시에서는 업주들과 협회가 합의해서 요금 하한선을 제한하고 있다. 협회나 정부 차원에서 그런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다. 무리하게 요금을 인하하는 것은 앞서 말했다시피 모든 업주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다. 그리고 현재 게임요금이 너무 비싸다. 전기세보다 게임요금으로 지출되는 것이 더 크다. PC방 이용료는 점점 내려가는데 게임요금과 아르바이트 시급은 점점 오른다. 말이 안 된다. 게임의 유료화까지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요금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야 현실적으로 맞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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