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늘어가는 PC방 위장 등록 사례, 정상적인 PC방만 피해

PC방 등록제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났다. 등록제가 도입된 배경은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입법발의 배경이 되었던 의미는 시간이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PC방 등록제가 불법 도박을 근절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양성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불법 사행성 게임장들은 PC방 등록제가 시행되자마자 업종을 PC방으로 등록해 불법행위를 지속해 왔다. 고스톱이나 포커 등을 이용하는 고객들만 받고 환전 행위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뚜렷하지만 관계 당국은 인력부족 등을 핑계로 방치해 온 것이 사실이다.

결국 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더욱 불거지기 시작했고,  그 때서야 관계당국은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적발하기 시작했다. 관계당국이 수사를 확대하자 불법 사행성 게임장의 적발 사례는 우후죽순처럼 증가했는데, 지금까지 전국에서 적발된 사례만도 수백 건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법 사행성 게임장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태블릿 PC의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수법을 사용하는 ‘어플방’이라는 신종 불법 사행성 게임장도 경찰이 적발한 이후 살펴보니 PC방으로 위장한 사례였다.

또한 대규모 적발 사례에서도 PC방 등록제를 이용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백개의 가맹점을 모집하고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수백억 원의 수익을 올린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대거 적발된 것이다. 이 같은 가맹점도 PC방으로 위장한 채 불법행위를 일삼았다.

PC방으로 위장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불법 사행성 게임장에서 활용하는 게임물의 개발도 극성이다. 하드웨어가 받쳐주니 소프트웨어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 고위 간부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의 중심에는 결국 PC방 등록제가 있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의 근절을 위해 마련된 법안이 정상적인 PC방에 대한 규제를 양산하는 꼴이 됐고, 불법 사행성 게임장에는 활로를 개척해 주는 모양새가 됐다.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바다이야기가 가져 온 사회적 파장을 불식시키기 위해 등록제가 섣불리 도입된 경향이 높다”며 “어차피 시행이 됐다면 관리감독이라도 철저히 해 PC방 업주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근절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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