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27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 클린게임존상 수상 PC방 C&A PC방-엔클레스PC방

“지금 PC방은 규제가 아니라 지원이 필요하다”
2013 게임대상 클린게임존상 C&A PC방

서울시 응봉동에 위치한 C&A PC방은 지난 1998년에 PC방을 창업해 올해로 15년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 이천희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오랜 경력이 말해주듯 정보력과 노하우가 풍부해 업계 안팎으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PC방 업주이기도 하다.

C&A PC방의 PC 보유수는 총 39대로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소형 PC방이다. 리모델링한 지 오래되어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다소 낙후되어 있다. 하지만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 PC 주변기기는 모두 최신식이며, 의자 등도 심혈을 기울여 최신 모델을 선택한 탓에 다른 PC방 업주들에게 좋은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소형 PC방임에도 불구하고 C&A PC방에는 없는 것이 없다. 상품권 판매 기계는 물론, 먹거리 제품도 식사대용으로 가능한 각종 컵밥류를 비롯해 음료 디스펜서기와 일명 ‘뽀그리’ 기계 등도 운영하고 있다. 냉난방 효율을 위한 공기순환 장치의 배치도 오랜 경험의 노하우가 투영되어 있으며, 닥트 시설의 환풍기 등에 먼지 하나 없다는 점도 돋보였다.

   

15년 경력 베테랑 PC방 업주
15년 경력의 노하우가 담긴 C&A PC방은 2013년 게임대상에서 영예의 클린게임존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에 대해 이천희 사장은 부끄럽다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남들보다 뛰어나서 받은 상이라기보다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 온 행운 정도가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클린게임존상은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이 발견되면 자격이 박탈되기도 한다.

이번 게임대상에서 C&A PC방이 게임클린존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천희 사장이 청소년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왔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실제 C&A PC방을 방문해 이천희 사장이 청소년 고객들을 응대하는 모습을 살펴본 결과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고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고객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비결은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C&A PC방을 찾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은 초등학생일 때부터 이천희 사장과 교류를 가져왔다. 심지어 학생들의 부모들과도 친밀하다. 전형적인 주택밀집지역이며 주요 고객층이 학생층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C&A PC방은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PC방으로 인식되면서 학부모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자녀가 다른 PC방을 방문할 경우 관리·감독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C&A PC방의 출입만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고객을 넘어 지역사회 주민과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비결은 이천희 사장의 고객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현안에 대한 해법 제시
실제 취재를 위해 방문한 현장에서 이천희 사장은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눈과 귀를 고객들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한참 이야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중에도 끊임없이 고객들에게 불편사항을 묻고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굳이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행동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몸에 배여 있는 행동이 나오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고객과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어 PC 보유수에 맞는 꾸준한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뜻밖에도 갈수록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열악해지고 있는 영업환경의 원인은 PC방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PC방 전면금연화를 비롯해 게임중독법 등 갈수록 증가하는 규제가 한 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천희 사장은 “솔직히 아이들 놀 공간이 없다. 학교 운동장도 축구 등 성인 동호회가 차지하고 있고 요즘에는 아이들 놀이터 하나 찾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이 다 어디로 가나? 음성적인 것보다는 차라리 업주가 관리·감독하고 있는 PC방에서라도 노는 것이 낫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PC방에서 배울 수 있고, 선생님이나 학부모는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성격을 PC방 업주는 파악할 수 있다. PC방이 청소년과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서 가치를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천희 사장은 PC방 업주도 소상공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상인다운 대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PC방 업계에 대한 소신 발언도 쏟아냈다. 사실 이천희 사장은 지난 4년 동안 바로 앞 경쟁 PC방과 출혈경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겪은 바 있다. 현재로서는 출혈경쟁을 주도했던 바로 앞 PC방을 인수한 상태다. 하지만 이천희 사장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이었다고 전했다.

이천희 사장은 “참 분위기가 험악한 상권이 많다. 대형 PC방의 오픈 이벤트에 힘들어하는 중소형 PC방 사장들의 소식도 많이 알고 있다. 업계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오픈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에서 먼저 친목을 도모한 이후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다. PC방 사장들이 온라인에서 의견을 공유하는 활동이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복합 문화시설로의 발전이 PC방의 미래”
2013 게임대상 클린게임존상 엔클레스 PC방

전국 PC방에서 여성 업주의 사회참여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 인천이다.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 인천 조합장이자 인천 소상공인포럼 임순희 회장이 여성 PC방 업주들의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엔클레스 PC방의 이숙자 사장도 묵묵히 소상공인 권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숙자 사장 역시 C&A PC방 이천희 사장과 함께 2013 게임대상에서 클린게임존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엔클레스 PC방은 여성 PC방 업주 특유의 쾌적함과 청결함이 인상적인 PC방이다.

사실 PC방은 여성 업주의 비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PC방은 간접흡연 등에 민감한 여성들이 기피하는 업종 중 하나로도 손꼽히면서 창업을 했다가도 사업전환이나 폐업 등의 이유로 쉽게 업계에서 발을 빼는 경우가 많았고 거친 고객들을 응대하는 문제도 한 몫하고 있다.

   

폐업 직전, 교류에 나서면서 재탄생
이숙자 사장이 엔클레스 PC방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 때문이다. 카페나 호프집 등 다른 업종을 알아보던 상황에서 PC방에 대한 사업 전망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접해 PC방 업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그러나 PC방은 창업은 쉽지만, 관리·유지와 운영 노하우 등이 없으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업종 중 하나다.

이숙자 사장도 오픈 당시에는 PC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최대 호황기에 창업해 각종 규제의 양산으로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을 겪으며 PC 업그레이드 및 리모델링 시점이 찾아왔을 때에는 폐업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때마침 임순희 회장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PC방 운영에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고 과감한 투자에 나서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엔클레스 PC방의 인테리어는 3~4년 전 유행했던 모던풍으로 목재를 주로 사용해 빈티지 느낌을 강조하는 요즘의 유행패턴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더 깔끔한 느낌이 강조됐다. 실내 조도도 높아 전반적인 매장 분위기가 밝았고, 벽면은 화이트 계열이었지만, 의자와 일부 포인트 인테리어는 블랙 계열로 선택하면서 모던풍의 분위기가 적절하게 조합을 이룬 모습이었고 쾌적한 느낌이 강조됐다.

엔클레스 PC방의 PC 보유수는 51대로, 전형적인 중소형 PC방의 모습이다. 다만, PC방 전면금연화에 따른 흡연실을 설치할 공간이 없어 이숙자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매장을 방문해 공간을 살펴봐도 PC 대수를 줄이지 않는 한 공간 창출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이숙자 사장은 “계도기간이 끝나면 흡연실을 설치해야 하는데, PC를 줄여야 한다는 점이 고민이다. 사실 PC방에서 만석은 불가능에 가깝다. 띄엄띄엄 한 자리를 건너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붙은 자리를 찾은 고객들은 다른 PC방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룹으로 찾는 고객들이 나머지 자리를 채워줘야 하는데 상황은 그렇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PC 대수를 줄이면 매출도 감소한다. 이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가 PC방의 미래다
특히 이숙자 사장은 비흡연자로서 PC방 전면금연화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지만, PC방 업주의 한 사람으로서는 매출감소로 인한 피해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숙자 사장이 직접 고객들에게 PC방 전면금연화 이후 출입의향을 질문한 결과, 대부분 흡연이 불가능할 경우 출입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엔클레스 PC방 역시 흡연고객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PC방 전면금연화 등 규제에 대한 불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숙자 사장도 개인적으로는 학생들과의 유대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법률을 교묘히 이용해 오히려 PC방 업주들에게 피해를 안기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는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신분증을 위조한 청소년 때문에 경찰에 적발된 경우는 구제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고, 심야시간에 몰래 출입한 청소년이 악의적으로 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등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앞으로 PC방 업계가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이고, 사회 친화적인 업종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어린이날 손자, 손녀와 PC방을 찾는 고객들이나 부모와 함께 출입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 등이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나아가 규제완화를 위한 발판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숙자 사장은 중·고등학생 때부터 지켜봤던 고객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하는 등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숙자 사장은 “앞으로 PC방 전면금연화가 정착되면 이미지 개선에 있어서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에 참여하거나 학생들의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장소를 제공해 주는 등의 협력관계가 활발해지면 결국에는 PC방 이미지가 개선되고 규제도 완화될 것 같다.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야 PC방 영업환경도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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