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27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신 트렌드 집대성 된 안산 신시티PC방

PC방 업계의 폐업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게임백서 기준 2000년 당시에는 21,460개에 달했던 PC방이 10년만인 2010년에는 처음으로 20,000개선이 붕괴돼 19,014개로 집계됐다. 2011년에는 증감률이 마이너스 16.8%로 집계되면서 15,817개의 PC방이 남았다.

PC방 폐업률이 급증한 2010년과 2011년 사이에는 PC방 전면금연화의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시점이다. 당시 새누리당 박대해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소관위원회에서 통합 법안으로 처리된 PC방 전면금연화는 PC방 업계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년의 유예기간과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3년 역시 PC방 업계 안팎에서는 폐업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예기간 연장안이 잇따라 입법 발의되면서 기대감도 컸지만, 결국에는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고 2013년 6월 8일에 유예기간 연장 없이 PC방 전면금연화가 예정대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계도기간이 설정됐지만 여름성수기 장사를 마친 뒤 가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폐업 수순을 밟는 PC방 업주들은 크게 늘었다.

일각에서는 전국 PC방 수가 13,000개 선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처음으로 20,000개 선이 무너졌던 2010년 이후 3년 만에 일이다. 특히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폐업률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폐업률이 증가하는 한편에서는 반대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실제 PC방 전면금연화의 영향으로 업계 전체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상권마다 신규 PC방이 들어서고 있다는 소식은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신규 PC방은 이미 어느 정도 PC방에 정통한 기존 PC방 업주들이 확대·진입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안산 상권에서 새로 등장한 신시티 PC방도 마찬가지다.

기존 PC방 업주의 창업 스토리
신시티 PC방의 정두희 사장은 3년 가까이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PC방을 운영하다 2011년 폐업하고 잠시 업계를 떠났던 인물이다. 생각에 따라 운영 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PC방 업계에 몸담았던 동안에는 업계 안팎에서 왕성한 활동을 자랑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성향이 고스란히 이어져, PC방 업계를 떠나 있는 동안에도 꾸준히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PC방 업계의 주요 세미나가 개최되면 모두 참석해 왔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거나 새로운 형태의 관리 솔루션이 개발되어 시장에 공개되면 PC방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시연 소감이나 문제점 등을 짚기도 했다.

이와 같은 왕성한 활동으로 인해 업계 안팎으로는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도 많다. PC방을 폐업한 이후에도 업계를 맴돈 이유는 결국에는 다시 PC방을 오픈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창업 기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PC방이 아닌 다른 업종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눈에 띤 상권이 바로 안산에 위치한 상권이다. 어느 날 우연히 야간 운전 중 아파트 밀집 지역을 지나자마자 상업지구가 나타나는 상권을 접하면서 잠시 생각을 접어두었던 PC방에 대한 창업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PC방 업종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상권을 한 눈에 파악한 것이다.

사실 정두희 사장은 PC방을 재오픈하기 위해 서울에서부터 경기도 전반에 걸쳐 수많은 상권들을 분석하고 PC방에 적합한 상권을 물색해 왔다. 심지어 PC방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상권에 대한 조언을 구할 정도로 정보 수집 및 검토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아주 우연히 발견한 안산 상권은 정두희 사장에게 그만큼의 메리트를 느끼게 하는 상권이었다.

입지조건의 선택, 우여곡절도 많아
상권에 대한 가능성을 봤다면 추후 문제는 어떤 입지조건을 갖춘 장소를 결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결과적으로 신시티 PC방은 최근 준공된 신축 건물 4층에 입주했다. 신축 건물을 결정한 배경은 권리금 때문이다. 상권 자체가 워낙 번화가다보니 기존 건물에 입주할 경우에는 소위 ‘바닥 권리금’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데, 신축 건물을 선택해 처음 입주하면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우여곡절도 많았다. 신시티 PC방은 PC 보유대수 200대 규모의 대형 PC방이다. 건축물 용도가 1종 근린시설일 경우에는 면적 제한에 따라 PC방 창업이 어렵다. 그런데 신시티 PC방이 입주한 신축 건물은 경매를 통해 건축주가 바뀐 상황이라 10년 전 설계도면을 그대로 차용해 건물을 준공한 경우다. 판매시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창업에 지장이 초래됐지만, 업계 지인들을 통해 취합한 내용에 따르면 건축물이 판매시설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일부의 시설을 변경함으로써 일부 호실을 판매시설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전해 들었다. 이에 신시티 PC방은 면적제한에 따라 1차적으로 일부를 허가 받아 운영을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판매시설로 용도를 변경한 이후에야 처음 생각했던 전체 시설에 대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PC방이 4층에 위치한 바람에 건물 외벽을 통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외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에 정두희 사장은 돌출간판을 설치하기 위해 한 달 간 1층을 매일 쓸고 닦으며 다른 입주자들과 친분을 쌓고 양해를 구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각적인 홍보가 부족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카페형 PC방의 진화, 진짜 카페가 있다


신시티 PC방은 입구부터 다르다. 온라인게임 엑스배너와 PC라는 문구가 PC방을 짐작하게 할 뿐, 출입문부터가 일반적으로 PC방에서 사용하는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커피전문점에서나 접할 수 있는 카페형 소파와 테이블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카운터는 조리시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최근 대형 PC방을 중심으로 카페형 PC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지만, 신시티 PC방은 출입구부터 카운터까지 공간에 PC 좌석이 없고, 오히려 카페형 소파와 테이블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영락없는 커피전문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PC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카운터 양 옆에 위치한 PC 좌석 출입구를 지나서야 우리에게 익숙한 PC방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는 정두희 사장이 의도한 콘셉트다. PC를 이용하기 위해서만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듯 거부감 없이 출입할 수 있도록 구현한 인테리어다. 창업과정에서의 전반적인 인테리어 효과는 디자인을 전공한 정두희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인테리어 자재와 인력수급 등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신시티 PC방은 상권 분석에서 입지조건 선택, 인테리어 구현 후 실질적인 PC방 운영허가에 이르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단기간에 모든 준비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인테리어 콘셉트를 역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빈티지 스타일을 구현했다. 그러나 디자인 아이디어와 실제 공사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존재하는 법.

정두희 사장은 당초 심혈을 기울였던 카페형 인테리어의 효과가 반감된 것이 아쉬운 부분 중 하나라도 설명했다. 카페형 디자인이 좀 더 두각을 나타내면서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시각적으로 너무 공개된 공간에 카페형 인테리어가 구현되면서 아늑한 느낌이 반감돼 이 역시 개선할 부분 중 하나로 꼽았다.

먹거리의 차별화, 최신 트렌드 집대성
카페형 인테리어에 강한 애착을 나타내는 만큼, 신시티 PC방에는 기존 PC방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차별화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PC방 먹거리와 함께 스타벅스 원두를 활용한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 수제 핫도그, 수제 볶음밥, 수제 토스트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직접 맛본 수제 토스트의 맛 품질은 대단히 우수했다.

사실 토스트, 볶음밥, 핫도그 등의 품목은 이미 PC방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품목이다. 다만, 수제라는 것이 달랐다. 일반적으로는 반조리 상태의 식품을 조리하거나 냉동식품을 데워 판매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정두희 사장이 평소 자녀들에게 해주던 레시피를 적용했기 때문에 신시티 PC방은 차별화된 맛과 정성을 갖추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물을 담는 용기에서부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정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정두희 사장은 차별화된 먹거리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맛과 정성도 중요하지만 데커레이션을 적절히 활용해야 정말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식을 담는 용기 하나에도 가장 적합한 제품을 찾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먹거리의 차별화 외에도 신시티 PC방은 최신 업계 트렌드가 모두 집대성되어 있었다. 당연히 신규 PC방답게 PC는 최신 사양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리그오브레전드>와 FPS 유저 중 32형 모니터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유저들을 위한 일부 좌석을 제외하고는 전좌석에 32형 모니터를 도입했다. PC방 네트워크 솔루션은 물론, 선불기계 도입도 고려중에 있으며, 흡연실은 여성전용을 포함해 4개나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넉넉한 좌석 공간을 선호하는 정두희 사장의 철학이 담긴 결과다. 또 창문을 개방해 운영 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점도 특별했다.
 

마치며…
신시티 PC방의 정두희 사장은 앞으로 창업컨설팅을 진행해 PC방을 오픈하려는 업주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창업대행 등 가맹본부를 설립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창업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앞으로 PC방 업계에 종사하는 업주들이 추구할 방향이 아니겠냐는 견해다.

이와 관련해 정두희 사장은 “집이 서울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대형 자본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앞으로의 PC방 업계도 자본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본을 규합하고 동시에 이윤을 창출해 분배하는 등 기획형 PC방 문화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폐업률이 증가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 PC방이라는 업종의 문화와 트렌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면금연 계도기간이 끝나고 새로운 형태의 규제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PC방 업계의 트렌드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