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27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안이 지난 4월, 국회에서 사실상 무산된 이후 PC방 협·단체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실망감은 컸다. 뚜렷한 성과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PC방 업계가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다는 점이다.

당장 PC방 전면금연화와 관련한 이슈들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시금 계도기간 연장을 요구할 것인지, 업계 의견을 모아야 하고, 흡연실 및 흡연부스 설치와 관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특히 전면금연이 시행되어 영업환경이 개선될 경우 그동안 간접흡연 등의 문제로 청소년 유해시설로 인식되면서 마련된 규제안들을 대거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기에 더해 요금 정상화 문제, 게임사의 오과금 문제 등 PC방 업계가 해결해야 할 숙원들도 많다.

문제는 PC방 협·단체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실망감과 불신으로 각종 현안문제를 해결하는데 탄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PC방 협·단체가 그동안 해결해 왔던 성과들도 많다며, 불신보다는 힘을 보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부 PC방 업주들 “그동안 성과가 없다”
현재 PC방 업계에는 양대 단체가 구성되어 있다.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병곤, 이하 인문협)와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 이하 콘텐츠조합)이 바로 PC방 업계에서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는 PC방 협·단체다.

하지만 두 단체는 모두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을 앞두고 생존권연대로서 금연법에 대응해 왔다가 국회에서 사실상 부결된 이후 PC방 업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초라한 결과와 PC방 업주들의 실망은 결국 양대 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 바로 성과론이다. 유예기간 연장안 부결 이후 PC방 협·단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그동안의 활동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기대가 힘들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커졌다. 협·단체 활동이 위축된 결정적인 계기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꾸준히 성과가 있어 왔지만, 현실적인 체감이 크지 않아 저평가 받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성과와 결과들이 도출됐지만, 쉽게 잊혀지는 바람에 마치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처럼 비쳐진 오해에 비롯됐다는 의견이다.

PC방 협·단체,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PC방 업계 관계자들은 PC방 협·단체가 과거보다는 최근에 더 뚜렷한 성과들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순위로 지적된 것이 정치 참여다. 비록 실패했지만,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안도 PC방 업계의 의견이 십분 반영되어 입법발의가 이뤄진 좋은 선례이고, 이미 국회에는 매년 혼란을 초래하는 청소년 출입 기준을 통일하는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이 같은 정치 참여는 그동안 PC방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성과다. 특히 PC방 업계의 입장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PC방 전면금연화와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해 PC방 업계의 입장이 적극 반영된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점은, 앞으로도 PC방 업계가 크고 작은 문제들을 입법발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부처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나름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부가가치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세청이 PC방 업계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아직까지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고, 경찰청 등에서는 성범죄 경력조회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약속했다. 또 ‘손톱 밑 가시’ 발굴에서 PC방의 식품위생법 관련 문제가 과도한 규제안으로 불굴되어 법제처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섰다는 점도 뚜렷한 성과다.

이와 더불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말 이후 PC방 협·단체의 격렬한 저항과 항의가 이어지자 PC방을 대상으로 하는 고소·고발을 줄여 문제를 확대시키지 않았고, 오과금 및 접속장애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온라인게임사도 마찬가지로 협·단체의 항의 이후 PC방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해 PC방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과 뚜렷한데, 오해가 불거지는 이유는?
앞서 언급된 성과들은 모두 최근 1~2년 사이에 나온 결과물들이다. 이 같은 성과들은 대부분 PC방 협·단체가 직접 발표하기도 했고, PC방 관련 언론에서의 보도는 물론, 중앙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물만을 놓고 성과를 논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과정에서도 그동안 PC방 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성과들이 있지만, 과정에서의 성과는 아무래도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잊혀지고, 결론 부분들만 기억되다보니 상대적으로 성과보다 실패가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PC방 협·단체는 업계 현안 문제와 관련해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외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활동이 시작된 이후 결과물이 나타나기까지는 일정 수준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같은 활동은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보통인데, 뚜렷한 결과는 이슈가 지나간 이후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식품위생법 관련 문제도 2010년 당시 식파라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발생한 문제인데, 최근에서야 법률 정비에 돌입했고, 국세청의 부가세 문제도 2012년에 불거졌다가 최근에야 해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에는 PC방 업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가도 결과물은 관심이 멀어진 이후 도출되기 때문에 성과가 없다는 인식이 굳어진다는 것이다.

마치며…
업종 간 협업은 사회적 화두로 발전하고 있다. 다른 업종과 힘을 합쳐 영업적 측면에서 유리한 시너지효과를 거두겠다는 의도다. 이와 같은 협업은 이미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업종에서는 이미 좋은 협업 사례들이 발굴되고 있다.

그러나 PC방 업계에서는 성공적인 협업 사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내부적으로는 PC방 협·단체에 대한 관심까지 멀어지고 있다. PC방 전면금연화의 계도기간이 끝난 이후 협·단체의 영향력이 중요한 시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어떤 업종이든 협·단체의 영향력은 그대로 영업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은 어떤 형태로든 PC방 영업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전환점에서 PC방 협·단체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끌어내거나 규제를 완화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이 창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PC방 업주들의 손에 달렸다. 앞으로 오해와 불신을 해결해야 하는 PC방 협·단체의 활동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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