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26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무인 결제시스템  ‘멀티셀프’ 도입한 수원 비발디 PC방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라면 누구라도 꼭 한번 씩은 겪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이용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일명 ‘먹튀’ 손님이다. 금전적 손해는 둘째치고라도 손님에 대한 배신감과 허탈함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PC방 업주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용금액이 5,000원을 넘어가거나 10,000원을 넘어갈 경우 반드시 중간계산을 진행하도록 하는 업주들이 있는가 하면, 후불요금제를 폐지하고 선불요금제로 전환하는 극단적 선택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중간계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불쾌함을 느낀 손님과 분쟁이 발생하기도 하고, 후불요금제를 폐지하면서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손님들의 불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상권에 위치한 비발디 PC방은 최근 후불요금제에서 선불요금제로 전환한 대표적인 PC방이다. 모험이 컸지만, 설비를 갖추면서 저항을 최소화했다. ‘멀티셀프’ 시스템을 도입해 ‘먹튀’ 고민을 해결했다는 비발디 PC방을 살펴봤다.

PC방만 10년, 상권모임 주도해…
비발디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전일후 사장은 PC방만 10년 째 운영해 온 베테랑 PC방 업주다. 지금의 비발디 PC방은 약 1년 6개월 가량 운영되어 왔지만, 2002년 당시 경기도 안양 상권에서 처음으로 PC방을 창업해 주기적으로 상권을 옮겨 다니다 현재에 이르렀다.

10년 동안 PC방을 운영해 온 전일후 사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상권모임이다. 출혈경쟁을 근절하기 위해 상권을 옮길 때마다 지역모임을 주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형화 추세에 따라 현재 비발디 PC방은 229대의 PC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원 상권에 처음 진입할 때에도 출혈경쟁이 만연한 상황에서 솔선수범해 요금을 인상하면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일후 사장은 “기본적으로 PC방 이용요금의 최소단가는 400원 이상이라고 본다. 온라인게임 가맹비, 전기요금, 인건비, 임대료 등 지출요인을 모두 따져보면 PC 한 대당 400원 가량의 지출이 발생한다. 500원 PC방은 결국 100원 이하의 마진을 남긴다는 의미다. 장사의 기본은 마진을 많이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PC방은 반대로 행동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고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비발디 PC방
비발디 PC방은 10년 동안 PC방을 운영해 온 노하우가 집대성되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선 인테리어의 경우에는 블랙톤과 화이트톤을 타일형식으로 적절히 배합해 모던한 느낌을 강조하면서도 기둥을 레드톤으로 채택하면서 세련미와 스포티함을 더했다.

   

상가건물의 한 층을 모두 사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넓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간혹 넓은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매출을 고려해 PC 대수를 늘리는 PC방이 많은데, 비발디 PC방은 통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쾌적한 느낌을 강조했다. 손님이 가장 많은 오후 시간대 방문했지만, 통로 공간이 넓어 조금의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최신 PC 사양은 물론이고, 최근 PC방 업계의 트렌드는 모두 접목되어 활용되고 있었다. 리더스소프트에서 출시한 ‘노하드’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면서 온라인게임 업데이트에 대한 번거로움을 해소한 것이다. 특히 전일후 사장이 강조하고 나선 것이 온라인게임 업데이트다. 업데이트 관리를 철저히 하는 PC방 운영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일후 사장은 “PC방 운영의 기본은 업데이트 관리라고 생각한다. PC방은 기본적으로 게임을 하러 오는 곳이고, 게임을 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받아야 한다면 손님들에게 불편함을 제공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PC방에서 최대의 서비스는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는데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근무자들은 매일 업데이트 이슈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먹튀’ 발생 제로, ‘멀티셀프’ 테스트 자처
사실 비발디 PC방의 전일후 사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명확해 PC방 관리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사용한 이후 가장 편리하다고 판단한 프로그램만 이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전일후 사장은 관리 프로그램을 교체했고, ‘멀티셀프’ 시스템도 직접 선택해 도입했다. 리더스소프트의 ‘노하드’ 시스템을 선택하면서 부가적인 소프트웨어를 모두 교체한 것이다. 특히 ‘멀티셀프’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후불요금제에서 선불요금제로 전환했다.

‘멀티셀프’ 시스템이란 과거 PC방 관리 프로그램이었던 DT2000과 유사한 형태의 선불 결제 시스템이다. 리더스소프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는 필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리더스소프트의 제품들을 이용하고 있는 전일후 사장은 자연스럽게 해당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고, 과감하게 필드테스트를 자청했다. 그동안 사용했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까지 교체해 큰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멀티셀프’ 시스템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PC방을 이용하는 손님이 본인의 계정에 이용시간을 선불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먼저 회원 아이디를 입력하고 충전금액을 선택하면 손님의 계정에 결제한 만큼의 이용시간이 충전된다. 계정에 이용시간을 충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립형 정액요금제와 유사하다. 또한 단순히 요금만 결제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상품권 등 각종 상품권들의 구입도 가능해 부가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멀티셀프’ 시스템의 도입으로 비발디 PC방에서는 크게 두 가지가 개선됐다. 첫 번째는 선불요금제의 도입으로 ‘먹튀’ 손님이 근본적으로 사라졌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일후 사장은 “먹튀로 인한 고민이 완전히 해결됐고, 아르바이트 근무자들도 최근 조정해 오전과 오후 시간대 1명의 근무자를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결제 도입으로 시너지 극대화
특히 ‘멀티셀프’ 시스템은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한 비발디 PC방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리 결제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선불요금제 전환으로 인한 매출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전일후 사장의 소감이다. 전체 매출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발생하는 매출의 비중이 많게는 40%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불요금제에서는 신용카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용카드 결제는 PC방 업주들이 가장 기피하는 결제 수단 중 하나다. 매출정보가 노출되면 세금부담을 야기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국세청에서는 온라인게임사의 PC방 정량시간 차감 자료를 확보해 PC방의 매출을 산출해 부가가치세 신고분에 대해 수정신고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의 PC방 매출정보는 노출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일후 사장은 “신용카드 결제 도입은 앞으로 PC방에서 필수적인 결제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소문이 돌아 일부러 찾는 손님들도 있다. 어차피 부가세 문제도 터질게 터진 것이다.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의외로 높다. 어쩔 수 없이 매출정보가 공개된다면 당연히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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