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1월호(통권 26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이 만들어낸 독특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온라인게임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이다. 이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의 PC방 문화 및 온라인게임 발전사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어 마치 현미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온라인게임 유저는 다른 곳에서 받을 수 없는 혜택을 오직 PC방에서만 누릴 수 있고, 이는 곧 PC방의 경쟁력으로 작용해 PC방의 매출 상승에 직결된다. 게임사는 PC방에 경쟁력을 제공하는 대신 정량시간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일반 유저에게 게임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 한편, 유저는 게임사와 PC방이 제공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상승한다.

이처럼 PC방과 게임사 그리고 게임 유저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구조가 특징인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최근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프리미엄 혜택 유형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 게임사는 유저들이 PC방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또 한편으로는 과금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해왔으며, 장르마다 상이한 형태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선보여 왔다.

RPG 장르에서는 초기에는 계정접근만 허용할 뿐 추가 혜택은 없었다. 이후 경쟁작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을 선점한 게임과 경쟁하기 위한 후발주자들이 경험치 획득량 및 아이템 드롭률이 상승하는 버프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유형이 정착 되었다.

RPG장르는 일반적으로 최고레벨 달성에 필요한 경험치량이 크기 때문에 빠르게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버프는 유저들에게 유용하며, 고급 아이템을 입수할 확률까지 높아지니 PC방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RPG와 함께 FPS 장르가 PC방에 부상하면서 PC방 프리미엄 혜택도 장르에 맞춰 새롭게 변했다. FPS게임에서는 몬스터가 아이템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에 PC방에서는 전용 총기 및 전용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는 유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FPS 게임의 혜택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형의 아이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캐주얼게임과 스포츠게임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PC방에서 흥행하는 게임의 장르가 크게 다양해졌지만 RPG와 FPS가 선보인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현재 PC방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위의 2가지 유형의 혜택은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동시에 게임의 콘텐츠에 맞춰 레이싱게임은 전용 차량을 제공하거나, 스포츠게임은 전용구장을 제공하거나 선수 트레이드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등의 혜택을 별도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AOS라는 새로운 게임 장르가 지난해부터 PC방을 휩쓸면서 기존에 없었던 형태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등장했다.

신작에 도입되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리미엄 혜택 유형
지난 2012년은 PC방 업계에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로 대표되는 AOS 장르가 돌풍을 일으켰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LOL>의 흥행에서 주목할 부분은 비공개시범서비스(CBT) 및 공개시범서비스(OBT) 당시만 해도 대대적인 마케팅의 부재로 PC방 점유율이 매우 저조했지만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AOS라는 다소 신선한 장르, 다양한 챔피언이라는 게임의 특징과 완벽히 맞물리면서 PC방 점유율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LOL>에는 저마다 능력과 개성이 다양한 챔피언이 구현되어 있고 유저는 취향에 맞는 챔피언을 선택해 게임머니 또는 캐시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챔피언의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아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설명이나 다른 유저의 체험담만을 믿고 챔피언을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LOL>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이러한 딜레마를 단번에 해결하는 열쇠 역할을 했다. 게임 내 모든 챔피언을 PC방에 개방함으로써 유저들이 PC방을 찾아와 평소 눈여겨보았던 챔피언을 플레이하도록 했고,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챔피언을 시험 삼아 플레이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게임머니 획득량 20% 증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비가맹PC방의 IP를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업주들의 호감을 샀다. 아울러 출시 직후 정량상품 50% 할인 이벤트를 실시해 PC방 업주들이 자발적 가맹을 유도하고, 평소 정량상품 구입에 부담을 느끼던 PC방 업주들에게 호평도 얻었다.

이는 <LOL>이 전국 PC방에 빠르게 설치될 수 있었던 비결이고, 결국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대형 신작 게임들의 공세 속에서도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이후 출시된 게임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행보는 일종의 교범으로 자리 잡아 <카오스온라인>은 PC방에 모든 챔피언을 개방하는 내용의 혜택을 적용했고, <MVP베이스볼온라인>은 출시 직후 정량시간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PC방의 중요성을 실감한 듯 PC방 프리미엄 혜택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 ‘PC방 토너먼트’ 이벤트를 확대된 규모로 연중 내내 진행할 계획이다.

이제는 프리미엄 혜택의 상향평준화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기존 장르에서도 혁신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해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MMORPG들의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

PC방 업주들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3종의 MMORPG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와 애증의 관계다. 엔씨소프트 게임은 그동안 확실한 집객효과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업주들에게 호평을 받지만 동시에 PC방에 상용화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전무해 혹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최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은 비록 한시적이긴 하나 PC방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이전 게임들과 행보를 달리했다. <블소>는 출시 직후 PC방 PC방 이벤트를 실시해 각종 아이템을 지급했고, 지난 해 6월 21일 출시 이후 줄곧 PC방 점유율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캐릭터 ‘린검사’ 추가를 기념해 4주에 걸쳐 PC방 이벤트를 진행해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PC방 전용 버프’와 아이템을 제공했다. 또 게임의 인기 콘텐츠인 ‘의상’을 활용해 PC방 유저에게 ‘귀빈’ 의상을 지급하기도 했다.

<블소>의 PC방 이벤트는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PC방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소모성 아이템 및 무기 아이템을 판매하는 NPC를 게임 내 중요 지역에 배치하는가 하면, 당초 4주간만 적용될 예정이었던 PC방 혜택을 당분간 계속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PC방 혜택은 현재까지도 적용되어 있으며, PC방 프리미엄 혜택 적용 이후 <블소>는 주춤했던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다시 한 번 흥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블소>는 지난 1월 16일부터 ‘PC방 버닝’이라는 타이틀로 또 다른 PC방 이벤트에 돌입했다. ‘PC방 버닝’ 이벤트는 PC방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전용 미션을 완료한 유저는 무기의 보석 소켓을 확장할 수 있다.

<블소>의 아이템 체계는 다소 독특해서 동일한 이름을 가진 무기라고 할지라도 무기의 공격력이 큰 차이를 보이며, 소켓의 개수 및 부가 능력에 따라 용도가 전혀 다른 무기로 사용된다. 또 이러한 옵션은 아이템 드롭 시 무작위로 생성되기에 유저가 자신의 마음에 꼭 맞는 무기를 입수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PC방 이벤트는 공격력이 높고 부가 능력이 우수하지만 소켓의 갯수가 적은 무기를 마지못해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확실 시 되며, 이미 최상급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유저라 할지라도 무기를 추가로 강화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블소> 유저들의 발길은 PC방을 향할 수밖에 없다.

한편 <블소>뿐만 아니라 <리니지>와 <아이온>의 PC방 이벤트 역시 예전보다 자주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9월 <리니지2>에서는 1년 넘게 진행했던 PC방 이벤트 혜택이 상시 서비스되는 PC방 프리미엄 혜택으로 전환 하기도 했다.

이슈와 계절 등 시즌별 바뀌는 이색 프리미엄 혜택?
2013년 1월 2일부터 OBT에 돌입한 <아키에이지>도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PC방 혜택을 예고해 PC 프리미엄 혜택에 새로운 지평을 열수 있을지 PC방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키에이지>는 하나의 가상사회를 지향했던 초창기 MMORPG의 경향을 계승한 게임으로, RPG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퀘스트와 던전 중심의 게임들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또한 탄탄한 시나리오와 방대한 콘텐츠 그리고 높은 자유도를 내세운 샌드박스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 게임이다.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 MMORPG들의 PC방 프리미엄 혜택과 다른 형태의 혜택을 선보일 예정이며 ‘시즌별 테마 혜택’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바 있다.

‘시즌별 테마 혜택’의 ‘시즌’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지칭하는지, 봄·여름·가을·겨울을 뜻하는지, 혹은 게임 내 특정 기간을 가리키는지는 미지수지만 계속 변화하는 역동적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서비스하겠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는 게임 기획단계에서부터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여타 다른 게임들에서도 PC방 전용 상점 및 PC방 전용 던전 등을 프리미엄 혜택으로 선보인 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시즌별 테마 혜택’이라고 부를만한 서비스는 없었다.

더욱이 <아키에이지>는 제작, 채집, 건설, 수목,  벌채, 건조, 낙농, 하우징 등 소소한 재미요소는 물론, 전투 시스템 역시 ‘공성전’, ‘해상전’, 필드 PK에 따른 재판·수감 등 풍부한 콘텐츠를 자랑하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PC방 혜택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기간에 따라 PC방 혜택 변화한다는 점은 희소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PC방 집객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유저들의 구미에 맞는 PC방 혜택이 봄·가을 비수기에 적용된다면 PC방 업주에게도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온라인게임의 발전사와 함께 발을 맞춰온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게임의 장르 및 콘텐츠에 따라 그 모습을 조금씩 바꿔왔다. 그리고 게임에 독특한 재미와 맛을 더하는 양념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제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게임사의 입맛에 맞춰진 천편일률적인 유형들 보다는 게임성을 활용해 PC방과 유저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하가고 있다. 이제는 게임사-PC방-유저의 3인 4각으로 호흡을 맞춰야만 성장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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