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중앙회장 박광식

어렵고 힘들었던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올 한해는 숨 쉴 틈 없이 쏟아지는 각종 규제 법안과 바다이야기로부터 불거진 사행성게임문제, 그리고 협회 내부문제까지 겹쳐 업주님들이 이중 삼중고를 겪은 한해로 점철된 것 같아, 전국의 2만여 PC방을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 현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며 PC방 업주들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PC방 업주로 살아간다는 것이 2006년 한해처럼 힘들고 고된 적이 있었던가?
정부의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때그때 여론에 밀려 땜질식, 면피용 정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법을 준수하고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른 선량한 업주들을 규제하는 게임산업진흥법, 보건복지부의 금연칸막이 강화, 건축법상의 용도제한, 소방법의 강화 등…….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내수를 진작하고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각종 사회적 압력에 후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사행성게임장 및 PC도박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업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한탕주의에 현혹된 일부업주들이 PC도박장으로 하나 둘씩 전환하면서 PC방의 이미지 개선을 위하여 힘써온 회원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PC방이 마치 사회악인양 인식된 현 시점에서 우리 PC방 업계는 헤쳐 나갈 방법이 요원한 것이 사실이 되었습니다.
주무부처나 국회의원들도 앞에서는 업주들을 위하는 양 행동하지만, 돌아서면 우리보다 더 큰 힘을 가진 학부모 단체나 사회단체 쪽의 의견을 더 반영하려 애쓰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로 인하여 정말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법이 1년에 두 번씩이나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10월 27일 공표된 게임산업진흥법의 시행령이 그 좋은 예 입니다. PC를 단순한 게임기구로만 인식하여 업종자체를 주인의 허락도 없이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PC방의 사업적 활용성을 게임이라는 극히 제한적인 용도로만 분류하는 근시안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PC방은 여러 방면으로 문화 콘텐츠화 되고 있는 실정이며 향후 게임만을 즐기는 공간이 아닌 다방면의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정부 스스로 PC방에서 게임만 취급하라는 얘기인지?
또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별표에 따르면 청소년이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물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게임사가 해야 할 일들을 업주들에게 떠넘겨 버리는 우를 범하며 PC방 업주가 일일이 청소년이 이용불가 게임을 못하도록 제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청소년이 들어오면 나갈 때까지 어떤 게임을 하는지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는 지 감시하라는 것인지?
이미 웹상에서 제공되는 게임들은 실명인증을 통하여 등급에 맞게 제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청소년들의 주민번호 도용에 대한 감시를 PC방 업주보고 하란 이야기인가?
이 밖에도 많은 법안들이 현실을 무시한 채 여론에 밀려 급조한 졸속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협회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모아 주무부처와 관련 국회의원에게 설명하고 탄원한 상태이지만 모든 PC방 업주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지 않는 다면 결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저는 다른 업종의 업주들이 협회의 정책에 일사분란하게 협력하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비록 현재의 우리 협회가 동종업주들의 마음에 들지 않고 마뜩치 않다 하여도 대의를 위하여 협회의 정책에 기꺼이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하며, 저 역시 임원들과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입니다.
이제 정부에서도 대한민국이 진정 정보대국으로 가기 위하여 게임산업의 발전을 바란다면 규제와 허울뿐인 기존 법안들을 면밀하고 세심하게 살펴 정부입법으로 시급히 재정비하여 문화산업의 꽃인 게임산업진흥법을 규제가 아닌 발전을 위한 법안으로 만들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2007년 정해년에는 PC방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협회 회원을 중심으로 모든 분들이 힘을 합해,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업계 전체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회원여러분들의 건강과 업장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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