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서 바로 겨울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가을 늦더위 때문에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는 등, 한반도 지역의 고온화 현상이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졌다는 기상 뉴스가 들려오기도 했다. 10 중순이 지나면서 예년 기온을 되찾은 듯, 아침과 저녁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여름에는 에어컨 전기요금 때문에, 겨울에는 난방 유류비용 때문에 PC방 지출비가 늘어나는 계절이다. 따라서 업주들은 봄, 가을이 비수기이긴 하지만, 지출비가 덜 나가는데 만족감을 느낀다. 이번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난방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난방 기기를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감가상각비를 고려해 좀 더 사용해 볼 것이나, 교체할 시기가 되었다면, 기름인지 전기방식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본지 11월에서도 월동준비를 시작한다.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PC방의 입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 자세로 2006년을 되짚어보자.

(1) 45평 이상은 PC방 개설 불가?
지난 5월 8일 건축법 시행령으로 PC방 업주는 물론 PC방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한때 홍역을 치렀다. 종전보다 대폭 줄어든 45평 이상 PC방 입점에 있어 판매시설이어야만 개설이 가능하다라는 것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PC방이 있는 곳은 근린시설이다. 판매시설은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PC방이 들어서기는 여러 가지로 불리한 점이 많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대형화, 고급화 되어가는 PC방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적극 반발했으며, 일부 PC방 업주들도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영업장은 45평이 넘더라도 소급 적용을 하고 있지 않아, 반대로 새로운 경쟁 PC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있다.
기존 근린 시설에서 판매 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지만, 일부 신규 PC방들은 관련 정부 단체에 로비와 편법을 통해 PC방을 개설하고 있어, 주위 업주들의 반감을 사고 있기도 하다.

(2) 금연구역, 완전 차단벽 설치해야
7월에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마련되었다. 이에 따르면, 중소 규모의 사무실, 공장과 정부청사 등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 PC방이나 만화방 같은 곳에서는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완전 분리해 운영할 것을 규정했다.
기존에는 구분 개념이었다면, 새로 바뀐 국민건강증진법에는 공기의 흐름을 완벽히 차단해서 비흡연자의 권리를 존중해준다는 개념이다. 업소에 적용되는 것인 만큼, 관련 정부단체와 철저히 준비를 해서 시행했어야 했으나, 생활전선의 PC방 업주들은 해당 칸막이를 어떤 형식(소방법에 맞추려면)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때문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관할 소방서 담당자의 조언에 의지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연말까지 계도기간으로 삼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단속에 들어가며, 이를 어길 경우, 최고 200만원 과태료가 부가된다. 또한 완전금연구역 지정에 관해서는 완전차단벽이 3년간 90퍼센트에 준하지 않을 경우, 전면금역구역화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3) 10.28 게임산업진흥법 시행
10월 29일부터 시행되는 게임산업진흥법은 그동안 음비게법에 따르던 게임부문을 따로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2년여간 걸쳐 만들어 온 법안이지만, 바다이야기와 같은 대형 사건을 계기로 좌충우돌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번에 제정된 게임산업진흥법을 살펴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영업시간에 대한 내용이 있다. 영업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12시로 제한한 것은 PC방이 아닌 성인 PC도박장이 속하는 게임제공업에 속하는 것이므로, 기존 PC방의 영업시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동안 PC방이 멀티미디어문화컨텐츠설비제공업에서 명칭이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으로 바뀌었고, 청소년이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 등이 만들어졌다.

(4) 바다이야기, PC방에 된 서리
PC방이나 성인오락실에 한번도 출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PC방과 뉴스로 널리 알려진 바다이야기의 차이를 설명하기가 매우 힘들다. 두 달여 동안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린 바다이야기는 그동안 오해를 받고 있던 PC방에 오해의 강도를 더해주었다.
정부 관련 단체에서 허가를 내준 사행성 게임과 게임업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경찰의 단속과 함께 국회에서는 대대적인 법제 개편을 준비하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그 성과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화려한 게임장 간판이 없어지게 하는 데에 있었다. 이미 발생한 피해와 피해자들의 대책만이 숙제로 남아있다.
PC방과 매우 유사한 사행성 PC도박장으로 인해 국민들의 오해를 사긴 했지만, 인문협의 알리기 노력과 PC방에 대한 정확한 뉴스 전달 등으로 인해 일부 해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PC방에 대한 이미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될 시점인 듯 하다.

(5) 자유업에서 등록제로 전환
바다이야기로 인한 또 하나의 이슈가 PC방 등록제이다. 그동안 자유업이었지만, 사행성 PC도박장으로 인해 정비의 필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내놓은 대안이다. 이번 게임산업진흥법 제정에 있어서도 이를 주도한 의원들이 상정한 안건이 법사위로 넘어가 있는 상태로 내년에는 개정안으로 통해 등록제 시행이 될 것이고, 그 시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이다.
등록제가 될 경우는 2만여 PC방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통제를 받게 되며, 따라서 좀 더 효율적인 정비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관련업계 실무자들은 그 실효성이 의심하고 있다.

(6) PC방 환경, 그 정도는 가정에서도
아파트와 같은 고밀도 주택가에서는 100Mb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다. 모 회선업체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단독주택가와 같은 곳에서는 아직 100Mb 시대가 열리지 않았지만, 아파트 지역에서는 대용량 영화를 받는 데 수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현재 20~40Mb 정도의 PC방에 비하면,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빠르다. 물론 전용선이 아닌 관계로 사용자가 몰리거나 기타 환경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쓰기에는 충분하다.
PC 교체 주기가 점점 길어진다. CPU 업계는 속도 경쟁에서 듀오 프로세서 형태의 경쟁으로 바뀌어가는 중이다. 특정 게임을 하려면, 최고 사양의 PC가 당연시 되던 시대는 지나고, 어느 정도 사양이면 대부분의 게임이 무리 없게 돌아간다.
몇 년전만 해도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속도, 최고급 PC 사양으로 손님들을 불러모으던 PC방이 가정용 PC 환경과 비슷해져 가고 있어 그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7) 인터넷 종량제, 인터넷 업체에 추진
현재 인터넷 요금은 인터넷 속도, 또는 방식에 따라 월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종량제는 기간 사용료가 아닌 사용량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터넷 회선 업체들은 일반인들의 인터넷 사용량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요금 방식을 종량제로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었으나, 일반 네티즌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인터넷 회선업체들은 종량제 부과 대상을 일반 네티즌이 아닌 포털 업체와 온라인 업체로 방향을 선회했다. 최근 IPTV인 하나TV에 대해 인터넷 회선 업체들이 인터넷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회선 차단을 하고 있어 인터넷 종량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일반 네티즌에 대한 종량제 부과는 물건너 갔지만, 회선업체들은 포털, 온라인 게임 업체 또는 하나 TV와 같은 과부하를 초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종량제 요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8) RPG는 지고, 잠깐 즐기는 캐쥬얼, FPS 등이 강세
PC 온라인 게임하면, 리니지나 뮤가 떠오를 정도로 RPG가 온라인 게임의 대표격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팡야나 카트라이더 등의 캐쥬얼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오디션과 같이 여성 유저를 상당 수 끌어들인 캐쥬얼 게임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요 게임 순위 사이트를 보면, 10위권 이내에 리니지나 와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짧게 즐기고 복잡하지 않은 캐쥬얼 게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2를 다투는 게임도 스페셜 포스나 서든 어택과 같은 FPS 게임이다. 올 여름 월드컵을 거치면서 피파온라인이 PC 패키지 게임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하기도 했다.
여전히 10년 이상 장수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도 단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성향도 점차 짧으면서 단순하고, 단시간에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선호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9) 주민등록 단순도용도 법으로 처벌
9월 25일부터 개정된 새로운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그동안 부정단속에만 적용하던 것을 단순히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을 도용해도 법률에 저촉받도록 했다. 인터넷을 통한 게임, 상거래, 금융결제 등이 일상화됨에 따라 개인정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자신의 주민등록이 아닌 타인의 주민등록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최고 1,000만원, 3년 이하 징역의 처벌을 받게 된다.

(10) 완전 유료게임에 부분 유료화 바람이 불다
PC 온라인 게임은 요금 부과 방식에 따라, 무료 또는 유료로 크게 나뉜다. 유료 부문도 완전 유료와 부분 유료 방식으로 나뉜다. 쉽게 예를 들자면, 리니지를 즐기려면 이를 지원해주는 PC방을 찾던가, 아니면 한달 단위로 계정 결제를 통해 집에서 리니지를 즐겨야 한다. 부분 유료는 무료와 뜻이 섞이는 경우가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무료라고 볼 수는 없다. 오래된 부분 유료 게임으로는 나이트 온라인이 있다. 나이트 온라인은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어디서나 설치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유료 아이템을 홈페이지에서 구입하면, 경험치 또는 아이템 등 게임상에서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즐길 수 있다. 또는 가맹 PC방을 통하면 경험치나 아이템 드랍율이 높아진 상태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올해 유료에서 부분 유료화로 바뀐 게임은 카발 온라인과 RF 온라인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올해 나온 RPG 중 썬은 아직 유료화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떤 형식이든 유료화로 갈 것이 분명하며, R2는 10월에 이미 완전 유료화로 방향이 정해졌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완전 유료화가 이득이다. 하지만 부분 유료화를 단행하는 것은 유저 수 감소로 인해 다른 방법을 찾던 중 부분 유료화를 택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얼마나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아무리 게임성이 좋고, 재미가 있어도 같이 즐기는 유저가 적으면 그 재미가 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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