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으로 인한 홍보 부족으로 매출 제로
- 6월 이후 개장한 곳은 개업과 동시에 단속 맞아

사행성 PC 도박장이 다시 PC방으로 돌아오고 있다. 5.31 선거가 끝나자마자 6월초부터 경찰은 사행성 PC 도박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를 선두로 각종 단체도 사행성 PC 도박장에 대한 저지 시위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사행성 PC 도박장은 설 자리를 잃어갔다.
경찰은 단속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경찰청장의 강력한 엄단 의지를 실천하는 한편, 국회에서도 전국민을 도박으로 몰아넣는 사행성 PC 도박장 단속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검찰청은 8월 23일 현재, 사행성 도박장(게임장 포함)을 집중 단속해 불법 영업 1만 8,353곳을 적발해 5만 2,995명을 입건하고 2,53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조직폭력배 관련 업소 61곳을 적발해 조폭 74명을 구속하기도 했으며, 사행성 게임장 8,231곳ㆍ구속 223명, 사행성 PC 도박장 1만 121곳ㆍ구속 2,312명이라고 밝혔다.
사행성 PC 도박장은 최근에 아케이드라고 불리는 사행성 게임장의 주력 게임인 바다이야기가 도마위로 오르면서 정부와 국회, 국민들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행성 PC 도박장은 단속으로 인해 영업에 애로를 겪으면서 다시 PC방으로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PC방으로 다시 돌아오는 곳은 기존 PC방에서 사행성 PC 도박장으로 변경했던 곳이며, 처음부터 사행성 PC 도박장을 했던 곳은 폐업을 선택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업중이다. 본지는 PC방으로 다시 회귀를 준비하는 몇 업주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건비만 빼면 남는 것 없어
서울과 경기에서 3곳의 PC방을 운영한다는 A 업주는 한군데 PC방에서 사행성 PC 도박장을 했었다고 한다. 올해 5월말에 지인으로부터 같이 동업으로 해보자는 제안을 수락해서 한달 여간 운영을 했었다. PC 업그레이드 기간과 맞물리고, 매출이 크다는 제안에 시범적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단속 기간과 맞물렸고, 단속의 두려움 때문에 홍보가 미진하면서 적자 운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출 비용이 인건비와 접대비만 포함해서 약 990만원이 들었으며, 추가로 단속을 피하기 위한 접대비가 들었다. 접대비는 우회적으로 지인을 통해 관할구청이나 경찰서 등 관계자에게 쓴 비용이다. 또한 도박장에서는 하루에 탕진할 수 있는 금액이 크므로, 소란을 피우는 손님을 맡기 위해 해결사란 이름의 조폭도 고용해야 했었다. 전용선이나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인건비만 1,000만원에 가깝다.











A 사행성 PC 도박장은 6월초에 영업을 시작했으나, 단속 여파에 적극적인 홍보를 할 수 없어 손님들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2주 정도 지난 후 안되겠다 싶어 약간의 홍보를 통해 일 300만원 가량의 매출을 한 달 가량 유지하기는 했으나, 10 퍼센트의 수수료가 순이익이 되므로 일 30만원 정도의 이익밖에 올리지 못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적자운영을 해야 했다.
동업자가 LCD 모니터로 교체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도박 프로그램 비용만 초기 자본으로 들어갔으므로 큰 비용이 들지는 않았으나, 한달 남짓한 영업으로 인해 손해만 가져왔다. 따라서 A 업주는 그 자리에 다시 PC방으로 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은 두 PC방 중 한 곳은 처분하고, 두 곳에서 PC방을 꾸려가기로 했다고 한다.
A 업주는 사행성 PC 도박장이 대박을 가져다 줄 것 같지만, 실제 단속으로 인해 결과는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20년간 자영업을 해온 A 업주는 PC방에 비해 도박장은 손님에게 도박을 권해야 하므로, 일에 대한 보람은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A 업주는 “PC방이 잘되면 왜 다른 것을 하려 하겠느냐?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좋다보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해볼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불경기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40여대 PC 압수당하고, 다시 PC 구입
경기도의 또다른 B 업주는 8월초에 단속에 걸려, 40여대의 PC를 압수당했다. 단속을 맞기 전에도 2주 가량만 정상영업이 가능했는데, 그 기간의 수익은 자본과 운영비에 턱없이 모자랐다. 단속을 맞고나서 다시 PC를 구입해 PC방으로 돌아오려 하고 있다. B모씨 역시 지인을 통해 동업형식으로 사행성 PC 도박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 PC방 프랜차이즈의 담당자는 “단속이 강화되면서부터 PC방 리모델링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면서 “PC방을 했다가 사행성 PC 도박장으로 바꿨던 업주들은 임대문제 등으로 다시 PC방을 재개하려는 의지가 많다. 하지만, 사행성 도박장만 운영했던 업주들은 문을 그대로 닫거나 아예 다른 사업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PC방에서 사행성 PC 도박장을 했던 업주들은 단속으로 인해 다시 PC방으로 돌아오려 하고 있지만, 서너달의 외유가 쉽게 치유할 수 없는 큰 피해를 가져왔다. 다시 PC방으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커다란 희망을 품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사행성 도박장 사건을 계기로 PC방 업계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업주는 물론, 협회,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시급하다.


[아이러브PC방] erickim@com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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