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은 다른 해와 달리 장마비가 기승을 부렸다. 한강 고수부지가 두 번씩 잠기기도 하고, 강원도 수해지역은 미처 첫 번째 장마피해를 추스르는 와중에 또 한번의 장마를 맞아야 했다. 온 나라 각처에서 수해복구지원을 하고 있지만, 피해가 커서 추석전이나 가을걷이전까지 복구가 가능할 지 걱정이다.
PC방도 올해 초를 전후해서 지금까지 장마비를 맞고 있다. 성인오락실과 PC방으로 구분되어 있던 틈새로 사행성 PC방이라는 신종 ‘방’이 생겨났다. 지금 정부와 검찰, 경찰은 이 사행성 PC방 단속에 힘을 모으고 있으며, 정부와 국회, 업계에서는 이를 규제, 단속하기 위한 법률 다듬기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늦긴 했지만, 피해 복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게임산업진흥법 공청회장에서는 PC방 명칭과 관련해 사소한 말다툼이 오가기도 했다. 사행성 PC방과 PC방에 관한 명칭 때문이었다. ‘도박’을 하는 사행성 PC방과 PC를 대여하고 시간당 사용료를 받는 PC방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는데도, 공청회장에서 PC방을 사행성 PC방과 같은 의미로 사용해 오해의 소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요즘 신문에서도 사행성 PC방 단속관련 뉴스를 보면, PC방을 사행성 PC방처럼 오인할 수 있도록 쓰여진 것을 볼 수 있다. PC방에 한번도 가지 않은 사람이면, 오해할 소지가 많다. PC방 업주들은 사행성 PC방에 가는 손님 부류가 달라 실제, 매상에 영향을 끼치는 효과는 미미하나, 이미지에 가장 심한 타격을 입는다고 한다. PC방을 사행성 PC방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PC방에 간다고 하면, 질색을 한다는 것이다. 사행성 PC방이 PC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이다.

사행성 PC방 장마로 인한 두 번째 영향은 각종 규제와 감시 대상으로 선량한 PC방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사행성 게임 단속, PC방 등록제 등은 사행성 PC방 감시에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으나, 기존 PC방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인터넷과 관련된 산업들은 그 성장속도가 일반인 또는 관련업계 종사자들도 예측할 수 없으리 만큼 빠르게 성장해왔다.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황금만능주의를 쫓는 한탕주의의 치고빠지기식 업자들은 그런 순간을 이용해 거액을 벌어들이며, 법망의 허술함을 피해 교묘히 빠져나간다.
IT 관련된 법규는 폐해가 나오고 나서 대책이 정해지는 것이라 항상 늦는다. 계속적으로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서 피해를 보는 것은, 그동안 법망에서 벗어나지 않게 스스로 규제를 잘 지켜왔던 선량한 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제는 예방차원의 미래를 내다보는 법안이 절실하다. 여기에 기존 업소는 피해가 없고 누가 보더라도 타당하게 규제를 받아야 하는 업소들이 제재를 받는 그런 법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번 게임산업진흥법에서 사행성 PC방의 여파로 그 규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사행성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게임등급 심사에서 사행성 여부를 정확히 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해지는 과정에서 잘못된 기준이 적용될 경우, 전반적인 게임산업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사행성 PC방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일부 업소는 PC방과 사행성 PC방의 애매한 인테리어로 단속을 힘들게 한다고 한다. 또한 집에서도 인터넷만 되면 도박사이트에 가서 즐길 수 있다. 도박 사이트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어 정부의 단속을 피하고 있으며, 사행성 PC방이 사라지더라도 개인이 집에서 도박 사이트에 접하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다. 법규가 제정되기도 전에 이미 그들은 짐싸서 떠난 뒤가 아닐까? 그러면 남아있는 선량한 사업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아이러브PC방] erickim@com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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