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인근 4개 PC방(싸이버 PC방, 스카이월드 PC방, 원스타 PC방, TOWN PC방)

서울역은 서울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서울역은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시설임에 분명하다. 인간의 심장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머금은 혈액을 전달하듯 서울역은 전국을 잇는 철도와 고속열차 KTX의 출발지이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 교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중요한 장소에도 PC방은 존재한다. 이에 아이러브PC방에서는 서울역에서 가까운 위치한 PC방을 찾아봤다.

   
   ▲ 서울의 심장으로 불리는 서울역, 늦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다.  

교통의 중심 서울역, 지금은 심장병 치료 중

비오늘 날씨가 많아 무척 덥고 습했던 여름도 지나고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던 8월의 어느날, PC방 탐방 대상을 찾던 중 서울역과 관련한 뉴스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역의 홈리스 야간 출입통제와 이에 반발하는 홈리스 단체의 집회, 연이은 KTX의 빈번한 사고 소식 등 서울역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그럼 “서울역에는 PC방이 몇 개나 있을까?” 라는 문득 든 생각에 지도를 찾아본 결과, 서울역 반경 300미터 이내에 최소 3~4개의 PC방이 영업 중임을 알 수 있었다.
곧장 사무실을 나서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이것은 무작정 탐방? 서울역이라는 버스 안내방송을 듣고 내려선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구 서울역사와 바로 붙어있는 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 건물 등 화려함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무심한 듯 저마다 바쁜 걸음으로 어디론가를 향해 걷고 있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드디어 서울역 앞, 어디선가 땀내와 쉰내가 뒤섞인듯 찝지름한 냄새가 훅 풍겨왔다. 서울역 광장은 여행객들과 홈리스가 뒤섞여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서울의 심장이지만 원활한 흐름에서 도태된 혈전을 안고 있던 서울역이 홈리스들을 밖으로 내보낸 상황이 “심장병을 치료 중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현재는 철도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 서울역사  

서울역에서 걸어서 1분, 뛰면 30초. 싸이버 PC방

잠시 서울역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인터넷으로 봐둔 장소로 이동, 본격적인 PC방 탐방을 시작했다. 서울역에서 채 몇걸음 옮기지 않은 곳 놀랍게도 PC방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역에서 불과 100미터 남짓 정도 될까? 그럴듯한 건물 지하에는 싸이버 PC방이 자리잡고 있었다. 'ㄱ'자로 굽어진 좁은 계단을 내려가자 PC방 출입구가 나타났다. 싸이버 PC방은 작은 규모의 PC방이었다. PC 25대 규모였으며 1시간에 2,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프린터는 물론 스캐너, 팩스 등 각종 사무용 장비를 카운터와 가까운 곳에 배치해 2~3자리를 할애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지방출장 등 직장일로 서울역을 이용하는 경우, 급한 서류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PC방을 간이 사무실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열차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남는 시간을 보낼 목적으로 이용하는 손님이 거의 대부분이며 오랜시간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간혹 KTX 동반석 예매나 인터넷 예매를 위해 찾는 손님도 있을 수 있으나 서울 역사내 인터넷 PC시설이 잘 되어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기 이용하는 손님수가 많이 줄었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PC방 내부를 살펴보니 4~5명 남짓 손님이 시계를 들여다 보며 간단한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화장실은 PC방 안쪽 내부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1층에 위치해 있었다. 장소가 협소해 남녀공용으로 운영되고 있어 조금 불편해 보였다. 또 PC방 규모에 비해 많은 수의 CCTV가 달려있는 점도 독특했다. 이는 서울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홈리스와 취객이 많아 혹시 있을지 모를 사건 사고에 대비한 조치로 보였다. PC의 그래픽카드는 GTS 450으로 고사양이 아닌 일반 3D 온라인게임을 즐기기엔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PC에는 각종 온라인게임이 고루 잘 설치되어 있었다. 푹신한 고급형 의자에 앉아 게임을 조금 즐기고 싶었으나 10시를 향해 다가가는 시간을 보고 근처 다른 PC방을 살펴보기 위해 발걸음을 밖으로 옮겼다.

   
   ▲ 서울역 입구에서 뛰면 30초 거리, 가장 인접한 싸이버 PC방  

조금은 불리한 입지 조건, 스카이월드 PC방

PC방을 나와 10~20미터 정도 걸었을까? 3층에 있는 PC방 조명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역에서 150미터 정도 떨어진 건물 3층에 스카이월드 PC방이 있었다. 스카이월드 PC방은 인도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간 건물 구조상 건물 입구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비좁았고 1층에는 주차 타워가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건물 3층 외벽에 달린 밝은 조명간판이 없었더라면 이 건물에 PC방이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있는 스카이월드 PC방을 잠시 둘러봤다. 여건상 많은 대화를 나눌 순 없었으나 스카이월드 PC방은 서울역 이용객보다는 인근 거주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며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손님이 제법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프린트와 스캐너 등 사무용 장비를 운용하고 있으며 통로와 계단 구석구석 CCTV가 빈틈없이 비추고 있는 등 서울역 인근 PC방만의 특징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 서울역 인근 건물과 PC방엔 유독 CCTV가 촘촘히 배치되어 있었다.  

   
   ▲ 서울역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건물의 3층에 위치한 스카이월드 PC방  

비교체험 극과 극, 홈리스의 거리에 위치한 TOWN PC방, 원스타 PC방

다시 거리로 나와 성신여대입구 방향으로 PC방이 있는지 주변을 살피며 걸었다. 서울역에서 약 250미터 가량 지났을 즈음 길거리를 배회하거나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있는 홈리스가 여럿 눈에 띄었다. 그러던 중 바로 1층에 보이는 PC방 간판, TOWN PC방이 그곳에 있었다. 10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PC방 간판은 꺼진 상태였고 내부가 더웠는지 아예 PC방 출입구를 열어놓고 영업하고 있었다. 잠시 안으로 들어가 보려 했으나 음침한 분위기 때문에 망설여졌다.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PC방 내부의 풍경은 약 PC 60대 규모였으며 한쪽 벽면은 모두 먹거리 매대로 활용하고 있어 먹거리 판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OWN PC방은 지하철 4호선 13번 출구와 인접해 있었으며 10미터쯤 떨어진 가까운 곳에는 서울역 홈리스를 위한 무료배식을 하는 장소가 위치해 있었다.
조금 더 걷자 지하철 4호선 14번 출구 바로 앞 원스타 PC방의 간판이 보였다. 지하철 출입구에서 5미터 이내 초역세권 PC방인 셈이다. 앞선 TOWN PC에 비하면 시설이나 환경이 괜찮아 보였다. 인근 거주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PC방으로 앞선 PC방과 규모는 비슷했다. 간혹 일용직 근로자 중 새벽근무를 위해 수면을 취할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손님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시 PC방을 나와 한참 더 걸어보았으나 더 이상의 PC방은 보이지 않았다.

   
   ▲ 간판의 불이 꺼져있고 출입문도 열려있는 TOWN PC방, 주변에 홈리스가 보인다.  

서울역 인근 PC방 탐방을 진행하는 동안,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는 TV프로그램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서울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서울역에서 가장 가까운 PC방은 가장 밝고 화려해야 할 장소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홈리스, 일용직 근로자 등 빈부의 격차로 인한 어두운 부분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등잔불 아래가 가장 어둡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는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탐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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