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의 힘든 전쟁이 끝나가는 것 같다. 자연 불변의 법칙이 조금씩 그 정도를 벗어나면서 인간의 미약한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8월이었다.
문득 지난 8월 여름, 필자에게 찾아왔던 한 콘텐츠 업체와 담당자들이 기억이 났다.
그들은 성인콘텐츠제공회사의 기획자와 PD로 구성되어 있었고, 성인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과 사회 전반에 걸친 ‘性문화의 음성적 대응'에 대한 개탄을 하며 얘기를 시작하였다.
대화가 무르익자 그들이 내놓은 주제는 ‘성인콘텐츠의 PC방 서비스'였다.
당시 ‘IJ'라는 신종 직업을 탄생시키며 화제를 모았던 성인방송국과 성인게임, 만화 등을 패키지로 ‘PC방 정액서비스'를 하겠다는 내용 이였다.

1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성인콘텐츠를 PC방에 서비스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있다.
성인콘텐츠 제공 시간대를 청소년 출입제한시간인 오후 10:00~ 오전 09:00 까지 서비스하며, 심야시간대의 성인 고객층을 확보하여 다양한 성인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메이저 급의 성인인터넷방송사와 성인만화,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PC방의 수익구조를 개선시키고 매출을 증대시키자는 의도인 것 같다.
필자는 이들 업체의 노력을 인정한다. 담배연기 자욱한 공간에서 볼륨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채 ‘성인물'을 보고 있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만들고, 별도의 시간을 만들고, 별도의 PC방을 만든다는 것. 그것만큼은 인정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얘기를 물어보고 싶다.

‘PC방'이란 공간에 진정으로 ‘성인콘텐츠'가 필요한 것일까?
그것도 개인적인 취향으로 개인이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것이 아닌 PC방에서 IP에 대한 정액 요금까지 지불하면서 사용할 만큼 이용자의 수가 많을 것인가?
일반석과 성인좌석을 분리하여 고객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는 매출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일까?

PC방에서 성인물을 보는 시대는 지났다. 왜?
한마디로 성인콘텐츠보다 재미있는 게임과 다양한 콘텐츠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RPG온라인게임의 경우 성인층을 겨냥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성격이나 콘텐츠의 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성인방송, 성인영화, 성인게임 등에 비할 바가 아니다. 또한 법규의 경우 현행법이 오후 10시 이후에 서비스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민단체와 정부기관에서 콘텐츠제공업체를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에 서비스 후 많은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PC방 매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변화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PC방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PC방 업계 전체의 대세이자 흐름인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매출저하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별화 된 자신만의 전략과 서비스로 고객만족을 실현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PC방과 콘텐츠업체는 병존관계에 있다. 한 순간에 혹하는 아이디어를 제공 혹은 사용하기보다는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을 찾는 것이 PC방과 콘텐츠 제공업체의 매출을 향상시키고 PC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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