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 일대 PC방에서 O/S 단속 빌미로 사기 행각벌이다 덜미

   
최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PC방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직원을 사칭, O/S 단속을 무마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뜯어낸 범인이 업주의 기지로 경찰에 검거됐다.

최근 PC방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MS의 고소고발 사태를 악용한 신종 사기수법이라 PC방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지난 12월 6일 새벽 6시 경으로, 자택에서 잠을 자던 PC방 업주 김씨(가명. 남)는 야간 아르바이트 근무자로부터 MS 직원이 O/S 단속을 나왔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매장으로 달려갔다. 최근 PC방 업주들 사이에 가장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매장에 도착한 김씨는 본인을 MS 직원이라고 소개한 A씨를 만났다. A씨는 O/S 단속을 나왔으니 정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협조를 요청했고, 이에 김씨는 평소 보관 중이던 윈도우즈XP 홈에디션 버전 CD를 보여줬다. 하지만 A씨는 PC방에서 홈에디션 버전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A씨는 정품 인증 스티커를 PC 본체에 부착해야 하고, 윈도우즈XP 홈에디션 버전은 PC방에서 사용할 수 없는 버전이라는 등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MS의 PC방 O/S 정책을 정확히 설명했다고 한다. 갑작스런 방문에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의심을 할 수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A씨는 김씨에게 PC 보유 대수만큼 불법으로 사용한 일수에 따라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며, 당연히 새로운 정품 O/S도 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계산을 해보니 A씨의 주장대로라면 벌금이 억 단위가 넘었다. 어쩔 수 없이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정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무릎까지 꿇어가며 사정을 봐달라고 애원하던 김씨는 A씨에게 단속 무마 조건으로 100만 원 가량의 현금을 쥐어줬다. 여기에 더해 A씨는 불법 윈도우즈를 판매한 업체를 고소하기 위해 증거품이 필요하다며 김씨가 보유 중이던 O/S CD를 요구해 18장을 받아갔다.

A씨가 매장을 나간 후에서야 김씨는 A씨의 신분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기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MS에 직접 연락해 확인 해본 결과 MS에서는 10월 이후 단속활동을 벌인 적이 없다며, 오히려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유했다.

결국 김씨는 A씨가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라 확신하고 A씨를 붙잡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 경찰 출신의 단골손님에게 A씨를 붙잡을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경찰에 신고해 A씨가 다시 매장을 찾을 경우 현장에서 검거하기로 미리 작전을 세웠다.

경찰 출신의 단골손님은 분명 A씨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올 것이라 확신했다. 실제 며칠 뒤 A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김씨는 A씨가 매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또 다른 단골손님에게는 A씨의 방문을 대비해 수신호로 경찰에 대신 신고해 줄 것을 부탁했다.

김씨의 매장을 다시 방문한 A씨는 김씨의 철저한 준비로 인해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의정부경찰서의 해당 사건 담당 형사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A씨에 대한 구체적인 신상과 범행동기 등은 아직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를 붙잡은 김씨는 아이러브PC방과의 통화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A씨가 전과기록이 없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씨는 의정부와 양주시 일대를 휘저은 A씨의 행적을 쫓아 혹시 있을지 모르는 여죄를 찾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사건은 이미 검찰로 넘어갔다. 전과가 없기 때문에 단순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범인은 다른 PC방의 사업자등록증을 여러 장 가지고 있었다. 여러 사람이 움직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단독범행이 아닌 일당이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MS는 기업으로써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등 공권력을 가질 수 없다. 단속활동은 경찰이나 관련 기관을 통해 대신하게 된다. MS에서 단독으로는 단속활동을 벌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고소고발에 대한 통보도 경찰이 하게된다. PC방 업주들은 이 같은 신종 사기 수법에 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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