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즈7 PC방용 라이선스 계약서 불합리, 정부 개입해 독과점 악용 막아야

최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  제임스 우, 이하 한국MS)는 PC방에서 합법적으로 O/S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는 방법으로, PC방용 윈도우즈7 라이선스 제품 판매를 위해 ‘PC방 7.0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브PC방에서 입수한 PC방용 윈도우즈7 라이선스 계약서 내용에는 PC방에 불합리한 의무조항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PC방 업계에서 큰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계약은 1년, 비밀유지는 5년” 도대체 무슨 내용이?
PC방 업주가 윈도우즈7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한국MS와 체결해야 하는 계약서에는 효력 발생일로부터 1년 간 유효하다는 내용과 비밀유지의무를 5년 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계약이 끝나더라도 향후 계약서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5년 동안이나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계약서엔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는 것일까?

   
 

▲ PC방 7.0 마케팅 계약서의 유효기간은 1년, 비밀유지 기간은 5년이다

 

이 계약서는 그 시작부터 PC방 업주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계약서 1조 계약의 존속기간 및 해지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면 한국MS는 언제 어느 때나 해지사유 없이, 법원의 관여 없이 30일 전에 서면으로 통보함으로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에 따르는 PC방에서 발생하는 손해는 한국MS에서 일절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더구나 한국MS 또는 한국MS에서 지정한 3자가 계약을 체결한 PC방을 정기적으로 감사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감사 이유는 PC방에서 계약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PC방 업주들, “황당하고 분통이 터진다”
그렇다면 계약서상에서 PC방 업주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부분들은 무엇일까? PC방용 윈도우즈7 라이선스 계약서의 2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반면, 한국MS가 지켜야 할 의무사항들은 비교적 간단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동 PC 기본 설정” 문서, “인터넷 카페를 위한 Microsoft PC 설정” CD, 인터넷 카페 “소프트웨어 분석 도구” 및 마케팅 보조수단을 비정기적으로 승인, 제공 및 갱신할 것을 동의한다는 것이다. 이 외 한국MS에서 지켜야 할 의무사항에 대해선 그다지 언급이 없다.

PC방 업계의 실정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업주들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윈도우즈7 라이선스 계약서와 관련한 문제는 계약서 내용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일부 PC방 업주들은 윈도우즈7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사전에 계약서 작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매의사를 전달하고 PC방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한 이후에야 계약서가 존재하며 계약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통보한다는 것이다. 불합리하다고 느껴서 계약을 거부하고 싶어도 PC방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정보를 넘긴 후라 저작권 문제로 고소/고발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Rental Right 라이선스 없으면 불법
한국MS는 지난 5월에 각 PC방 협·단체를 통해 PC방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공문의 내용은 한마디로 PC방에서 사용이 가능한 정품 라이선스는 PC방 7.0 캠페인을 통해 공급되는 윈도우즈7 Rental Right 라이선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결국 PC방 업주들이 PC방용 라이선스 계약서가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계약을 포기한다면 저작권법을 위반한 잠재적인 불법 사용자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 때문에 PC방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 한국MS가 독점적인 지위를 악용해 PC방 업주들을 범법자로 몰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PC방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O/S를 사용하고 있다. PC방이 생겨난지 10년이 지났지만, 최근 한국MS의 공문내용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PC방을 대상으로 정품 O/S 사용에 대한 고소고발만 진행했을 뿐, PC방 사용 환경에 적합한 O/S 제품은 단 한번도 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그동안 PC방을 대상으로 O/S를 판매해온 업체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PC방 업계로서는 억울한 입장이 아닐 수 없다.

이보다 더 큰 문제로 거론되는 부분도 있다. 스스로 PC방 대표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찬근)가 한국MS의 PC방 7.0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부장들이 윈도우즈7 판매량에 따라 마진을 챙긴다는 소문은 한국MS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PC방 업주들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다만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만이 PC방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정부와 관련기관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한 불합리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 PC방 업주들에게는 위안이 되고 있다.

   
 

▲ 지난 5월, 한국MS에서 각 PC방 협·단체에 발송한 공문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