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안을 본 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안은 상당히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의외로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컴퓨터이다. 공책 비슷한 기판 위에 작은 기판이 3개가 붙어 있고 이상하게 생긴 것들이 3개쯤 더 붙어 있다. 가는 전깃줄 몇 가닥과 좀 넓은 전깃줄 몇 가닥, 이게 바로 우리가 비싼 돈 주고 사는 컴퓨터인 것이다.
컴퓨터 안을 본 사람들은 속에 들어 있는 것보다 텅빈 공간이 더 많기 때문에 컴퓨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 텅 빈 공간을 없애버린 게 노트북이니 우린 어쩔 수 없이 속는 셈 치고 비싼 돈 주고 컴퓨터를 사야 하는 것이다. 자 이제 컴퓨터를 차근차근해부해 보도록 하자.

■ CPU

크기는 조금하지만 사람의 두뇌 같은 역할을 하는 컴퓨터 가격에 절반을 차지하는 아주 비싼 기계이다. CPU 위, 아래를 방열판과 냉각팬으로 감싸 놓을 만큼 중요하다.
일부러 뜯어보지 말자. 바로 고장난다.
CPU, 중앙처리장치 (Central Processing Unit)는 우리 사람으로 치면 뇌에 해당한다고 수많은 컴퓨터 관련 도서에서 말들을 한다. 그렇다. 그렇게 중요한 만큼 CPU는 부품 중에 가격이 제일 비싸다고 할 수가 있다.
CPU는 통상 MHz(메가 헤르츠)라는 단위로 그 성능을 나타내는데, MHz는 CPU가 1초에 얼마나 많은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지 나타낸다. 여기서 디지털 데이터를 클럭(Clock : 일정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펄스신호)이라고 하는데 이 Clock에 맞추어 CPU가 일정량의 데이터가 전송, 명령어를 처리한다. 즉 3000MHz(3.0기가)는 1초에 3000 Clock을 처리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Clock이 크면 클수록 시스템의 성능은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조금 어렵게 계산을 해보자면 500MHz CPU는 1초에 500만 번 주파수의 주기가 변환되는 것이고, 한 번의 주파수 주기는 디지털 신호로 0과 1로 변환됨으로, 1Hz는 0과 1을 나타내는 1bit(비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500MHz는 1초에 500Mbit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byte(바이트)로 환산하면 62.5MB(메가 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참고 : 8bit = 1byte)
솔직히 좀 어려운 내용이라 이해가 어려울 것 같지만, 결국 쉽게 한마디로 하면 500MHz의 CPU는 1초에 5억만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 이상한 수학 이야기는 그만 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자.
하여튼, CPU는 불과 몇년 사이에 500MHz에서 6배 값인 3GHz(기가 헤르츠)로 눈부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CPU의 속도가 400배 가까이 발전을 했으니 사실 뭐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CPU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사실 1장 정도의 지면으로는 역부족이다. 10장 정도면 모를까. 하지만 간단히 넘어간다면 단 한 줄만으로 족하다. 사람의 두뇌 같은 역할을 하는 아주 비싼 기계라고하면 딱이다.
그렇다. CPU는 아주 중요하면서도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컴퓨터 본체 안에서 방열판으로 싸여져 그것도 부족해 냉각팬으로 덮어 놓았다.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고장이 날 확률이 80%는 넘기 때문이다.
A/S 받기도 어렵다. 따라서 CPU는 성능과 생김새는 상상하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 RAM

보통 메모리라고 불리는 RAM (Random Access Memory)은 시스템 내부의 데이터를 한번씩 저장하고 지우는 역할을 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메모리는 메인보드에 매달려 CPU와 하드디스크(Hard Disk) 사이에서 데이터 전달을 위한 임시 기억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해내는 RAM의 특징은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만 그 칩의 내부에 데이터를 쓰거나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엄밀히 따지만 그렇지 않은 RAM도 있다
RAM은 크게 전원공급이 된 상태에서 기록된 데이터를 그대로 저장해주는 DRAM(Dynamic RAM)과 그렇지 않은 SRAM(Static RAM)으로 나누어 지며, DRAM은 다시 데이터 처리 속도 순으로 EDORAM(Enhanced Data Output DRAM), SDRAM (Synchronous DRAM), 램버스 DRAM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또한 생긴 모양 즉 핀의 개수에 따라 30핀, 72핀, 168핀으로 나누어지는데 아직까지는 일반적으로 현재 컴퓨터에 사용되는 RAM은 168핀 SDRAM이다.
RAM 아니 메모리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무조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속도의 문제다. 다시 말해 CPU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낮은 속도의 문제이다. 실례로 비싼 새 컴퓨터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흔히 컴퓨터의 속도 저하를 느낄 수가 있는데 바로 이러한 이유는 컴퓨터 사용자로 하여금 최고 속도의 컴퓨터라고 광고한 컴퓨터 제조업체를 불신하게 만든다.

자, 그럼 왜 이런 RAM에 의한 컴퓨터의 속도 저하 현상이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위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RAM은 CPU와 하드디스크 사이에 매달려 그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사이라는 곳에서 문제는 시작된다.
우리가 마우스로 클릭할 때 CPU는 하드디스크에게 데이터 송신을 명령하게 되고, 하드디스크를 출발한 데이터들은 메모리를 거쳐 CPU에 전달하게 된다. 결국 전달받은 데이터로 CPU가 프로그램 작동을 시작하게 되나 아쉽게도 작동되는 용량은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 양 만큼만 하게 되니 일종의 병목현상이 메모리에 생기는 것이다.
쉽게 풀어 이야기 하면 10살짜리 동생(RAM)이 열심히 9x9단 문제를 내고 20살 형(CPU)이 문제를 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동생(RAM)이 죽으라고 해도 형(CPU)은 놀면서 하는 격이 되니, 컴퓨터로 보면 CPU는 제 기능을 다 하지 않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 눈에 컴퓨터가 일시 정지하는 것처럼 보여 느리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작업도중 생겨나는 메모리에서의 데이터 이동 병목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수많은 메모리 제조 회사들은 현재도 동분서주 하고있다. 위에서 말한 현재 일반적으로 채택되어져 쓰여지는 SDRAM도 이제 한물 같다는 얘기다. 그럼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럼 돈 들여서 128MB SDRAM을 네개 정도 설치하면 되지 않느냐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구식 하드디스크를 많이 단다고 해서 하드디스크가 빨라지지 않듯 RAM 역시 이와 비슷한 이유로 속도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위에도 있듯이 CPU와 RAM 등의 컴퓨터 내부의 하드웨어들은 클럭(Clock)이라는 일정 주기에 맞추어 동작하는데, 1GHz 라는 CPU 속도에 비하면 현저히 느린 속도인 66/100/133MHz로 동작하는 RAM이 어떻게 뱁새 다리로 황새 다리를 따라갈 수 있겠는가?
물론 많은 메모리 회사들이 이 뱁새 다리를 황새 다리와 비슷하게 하기 위해 DNA 조작을 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전혀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지금 CPU와 메모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컴퓨터의 주요 부품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은 지극히 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좀더 빠른 속도, 안정적인 속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 현시점의 기술적 과제인 것이다. 그런데, 위 CPU와 메모리 말고도 컴퓨터의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다. 바로 하드디스크이다.
단순한 저장 공간이라는 개념을 떠나 메모리를 거쳐 CPU에 전달되기까지 좀더 빠른 데이터 읽기와 쓰기, 그리고 전송 속도는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이며 컴퓨터의 속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인 것이다. 자! 그럼 컴퓨터의 저장 공간, 하드디스크에 대해 알아보자.


■ 하드디스크

컴퓨터에게 있어서 하드디스크의 역할은 뭐니뭐니 해도 데이터의 저장이다.
우리가 써 놓았던 문서들과 다운로드해 놓았던 노래들, 친구들의 전자우편 주소와 그 외 저장해 놓았던 각종 데이터들을 하드디스크는 언제나 보관하고 있다.
자! 그런데 이런 하드디스크에 고장이 났다고 하자. 고장도 아주 치명적인 고장 말이다.
물론 돈을 주고 새로 사면 된다고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가 고이 저장해 놓은 데이터들은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 하드디스크의 고장은 다른 컴퓨터 부품들의 고장과 그 성질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비록 네모나게 생긴 아주 못생긴 부품이지만 애인 다루듯이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줘야 한다.

하드디스크의 역사는 그 용량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금은 80GB(기가 바이트) 이상의 용량을 가진 하드디스크가 일반적이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하드디스크의 일반적인 용량은 지금의 1/250 인 40MB(메가바이트)가 최고품이었다.
40MB면 지금 아이들이 쓰는 게임하나 설치하지 못하는 용량인 셈이지만, 그 당시 가격은 MB당 1만원 즉, 40만원을 호가하였다. 그러던 것이 불과 몇년 만에 최고 120GB의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으니 하드디스크 또한 CPU나 메모리에 버금가는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드디스크는 컴퓨터 본체내부에 수평이 잘 맞게끔 고정되어 있다. 하드디스크를 한번 뜯어보면 의외로 간단한 구조로 되어있다는 걸 알 수가 있는데, 물론 못 쓰는 것을 버리는 셈치고 한번 뜯어보자. 아주 견고한 재떨이로 쓸 수가 있다.
네모난 철판 안에 CD처럼 생긴 플래터(Platter,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와 스핀들(Spindle,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일종의 모터), 데이터를 읽고 쓰는 헤드(Head)와 거의 날아다니며 헤드를 움직이게 하는 헤드 동작팔(Head Actuator Arm)로 구성되어있다.
우리가 마우스를 클릭해 어떤 데이터 전송을 하드디스크에 요구하면 스핀들이 회전하여 플래터가 움직이고, 헤드 동작팔이 필요한 데이터가 있는 위치로 정확히 이동, 헤드가 이를 읽고 외부로 전송, 우리 눈에 보여 주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이러한 동작은 몇 천분의 일초사이에 이루어지나 아쉽게도 컴퓨터의 내부적인 성능에 따라 그 속도를 전부 우리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전광석화 같은 하드디스크의 속도을 나타내기 위해 우리는 액세스 타임과 전송 속도, RPM 이 세 가지를 사용하고 있다.
액세스 타임(Access Time)은 고속으로 회전하는 디스크가 필요로 하는 위치에 오는 시간을 이야기하는데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반 바퀴 도는 시간의 평균값으로 나타낸다. 보통 하드디스크의 액세스 타임은 10m/s, 즉 초속 10m로 움직이는데, 현재 이 속도는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더
빨라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전송 속도 또는 전송률(Transfer Rate)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하드디스크 내부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되는 속도를 말하며, 내부 전송률과 외부 전송률로 나뉘어 진다.
외부 전송률은 버스(bus)의 속도를 말하는 것인데 컴퓨터 광고지에서 볼 수 있는 Ultra DMA 66은 바로 외부 전송률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Ultra DMA 66 이라는 것은 이 하드디스크의 외부 전송속도가 66MHz/sec(초당 66MB)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내부 전송률은 액세스 타임 즉 디스크가 원하는 위치에 오는 시간과 헤드 동작팔이 움직이는 시간, 디스크 회전 지연 시간 등을 합친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보통 하드디스크의 전송 속도라 하면 외부 전송속도 즉, 버스(bus)의 속도인 셈이다.

RPM(Revolutions Per Minute)은 하드 디스크의 분당 회전수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이 쓰이고 있는 7,200 RPM의 하드디스크는 분당 회전수가 7,200회, 초당 120회라는 무서운 속도로 빙빙빙 돌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RPM은 위에서 말한 액세스 타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셈이다. RPM이 크면 클수록 액세스 타임은 줄어들며, 액세스 타임이 줄어들수록 전송 속도는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 하드디스크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컴퓨터 내부에 있는 어떤 부품보다도 중요한 하드디스크는 무거운 무게와 아주 견고한 철판으로 보호되어 있지만 상당히 충격에 민감한 편이다.
플래터와 헤드는 우리의 머리카락 굵기보다도 더 작은 간격을 유지한 채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고 있는데 여기에 가해지는 충격은 곧 데이터의 파괴를 가져오고 이러한 데이터 파괴는 컴퓨터가 먹통이 되는 주 이유인 것이다. 거기에다가 컴퓨터의 전원을 함부로 끄게 되면 즉, 안전 종료를 하지 않고 전원 플러그를 사용해 마구 끄게 되면 헤드가 안전한 곳으로 옮겨지지 않아 하드디스크의 심각한 고장을 불러 올 수가 있다. 하드디스크의 자연적인 고장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우리가 당하는 하드디스크의 고장은 모두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모두가 내 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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