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내수 시장은 완전히 얼어버리고 말았다. 수요 증가는 0를 기록하였고, 가계나 기업의 지출은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다들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물론 이러한 와중에도 일부 부유층은 해외로 쇼핑 관광을 떠나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기도 하다.)
컴퓨터 업계도 이러한 내수 한파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작년 하반기 부터 시작된 내수 침체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다. PC를 새로 구입하고자 하는 PC방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PC방도 경기 침체에 따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PC는 한번에 들어가는 돈이 결코 적지 않다. 어려운 경제 사정에서 힘들게 새로 PC를 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기회를 잡았으니 심사 숙고를 하여 컴퓨터를 구입하여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부 컴퓨터 사용자들은 그러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고 PC에 과다한 지출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가계에도, 국가적으로도 낭비가 된다.
어떻게 하면 가장 합리적인 PC구입/업그레이드가 가능할까? 필자가 추천하는 PC 구입/업그레이드 요령을 이 글을 빌어 공개하도록 한다.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는 함정들

본론을 시작하기 전에 PC 구입을 원하는 사장님들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는 몇가지 요소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이 몇가지 요소는 PC구입에 잘못된 정보를 주어 비용 상승을 가져오는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그것이 무엇인지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 수치적인 함정을 조심하라!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이다. 수치적인 향상은 실제적인 성능 향상과 동일하지는 않다는 것을 많은 PC방 사장님들은 간과하고 있다. 과거 펜티엄 III 500MHz와 펜티엄 III 1GHz는 이론적으로는 2배의 성능을 낸다. 그러면 과연 펜티엄 III 1GHz가 실제로 2배 성능을 내주는 것일까? Sandra와 같은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에서는 분명히 2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실제적인 체감속도 차이는 2배가 아님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펜티엄 III 500MHz에서 30초 걸리던 윈도우 98 부팅 속도가 펜티엄 III 1GHz에서 15초가 걸리는게 아니라는 소리이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사람의 감각적인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하드웨어의 조합에 따른 문제이다. 전자의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자.
배가 고플 때 빵을 하나 먹어보자. 그 만족은 하늘을 찌를 것이며 배의 고픔은 줄어들 것이다. 하나 더 먹어보자. 과연 빵을 하나만 먹었을 때 생기는 만족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최소한 그만큼은 아닐 것이다. 또 하나 더 먹어보자. 이전보다 만족의 향상은 줄어들 것이고 어느 한도(배가 불러 터질 정도?) 이상을 넘어가면 그야말로 고문이 될 것이다.
사람의 체감적인 문제는 이와 같이 무조건 비례로 향상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수치적인 속도가 2배라고 해도 그렇게 빨라졌다고 느끼지지 않는 것이다.
후자의 문제는 부품과 관련된다. CPU만 2배 빨라졌다고 모든 PC의 속도가 2배가 되진 않는다. 하드 디스크의 속도나 메모리 속도, 그래픽 카드의 처리 능력, 운영체제의 효율성이 CPU에 맞추어 두배가 되어야만 그나마 체감 속도가 두배에 가까워지게 된다.(첫번째 이유에 의해 뭔 수를 써도 진짜 두배가 되진 않는다는게 증명이 되었다.) 보통 완제품 PC에서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수치에 너무 민감해지면 실제로는 느리지 않은 자신의 PC를 느리다고 생각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심리적으로 `느리다`라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억압을 받아 느리지 않은 것도 느리게 느끼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업그레이드를 억지로 하게 되고 이러한 불필요한 업그레이드는 사회적인 낭비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 PC는 장식품이 아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명제가 있다. PC는 게임을 하건 업무를 보건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멋있는 장식품으로 보이기 위해 구입하는 사장님들도 있지만 대부분 PC성능의 업그레이드가 우선일 것이다.
만일 전자의 목적으로 PC를 구입하고자 하는 PC방 사장님이라면 PC를 구입하지 말고 차라리 황금 거북이를 하나 구입하는 것이 더 보기도 좋을 것이고 더 오래오래 자랑도 할 수 있다. 황금 거북이는 감가상각(減價償却)이라는 것도 없다.
일부 피시방 사장님들은 `주변 PC방보다 월등함을 자랑하기 위해`, `그정도 안해주면 장사를 하지 못할까봐...` 일부러 고사양 PC를 장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은 PC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되긴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처절히 값이 떨어지는 자신의
PC를 보고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 편견은 여러모로 죄악이다!
한국에서는 PC=인텔로 통한다. 인텔 CPU가 들어가지 않은 PC는 PC가 아닌 쓰레기이며 PC라 해도 엄청난 불량품쯤으로 생각해 버린다. 세상에 이런 나라는 둘도 없다.
인텔 CPU만 TV나 신문/잡지에서 광고를 하니 사람들은 그에 익숙해져 이러한 편견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버렸다. 이러한 편견은 여러모로 죄악이 된다. 만일 컴퓨터를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구입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돈을 갖다 바치는 꼴이 되어 외화 낭비의 주범이 되며, 기업에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PC의 구입비용을 늘려 제품의 원가를 늘리는 주범이 된다.(말이 너무 어려웠을까?)
편견은 좋은 것을 보지 못하는 눈과 귀와 마음의 장벽이 된다. 이러한 장벽을 걷지 못하면 결코 좋은 것을 얻지 못한다. 이러한 편견을 없애면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보이게 될 것이다.

■ 돈에 지배되지 말라!
현대 사회는 돈이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 버렸다. `경배하라 그 이름은 돈,돈,돈!` 인 사실이 슬픈 현실이다. (필자가 이 부분을 쓰면서 넥스트의 Money를 듣는 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특히 지금과 같이 지갑과 통장에 찬바람이 부는 시대에는 이 돈에 더욱 얽매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PC도 이러한 돈에 전혀 얽매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돈이 제일명제가 되어버리면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무조건 돈에 얽매여 저가형 부품만을 구입하게 되면 전체적인 PC의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PC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정성이다. 며칠 밤새워 열랩하던 캐릭의 경험치가 PC다운에 의해 날라간다면 그 스트레스는 어디서 보상받겠는가? 이러한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사양을 한단계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지명도 있는 업체의 제품을 구입하여야 한다. 전체적인 부품의 밸런스를 골고루 맞추려는 시도를 하면서 다른 부품들보다 지나치게 높은 사양의 부품을 적절한 것으로 바꾸면서 차액으로 부품의 품질을 높이면 특별히 지출을 높이지 않고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새로 컴퓨터 구입하기

앞장에서 PC 구입시 조심해야 할 함정에 대해 몇가지 짚어보았다. 이 지뢰만 피해간다면 일단 PC를 구입한 후 망신을 크게 당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 실제로 PC를 구입할 때 현명하게 구입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PC를 새로 구입하고자 하는 경우를 말해보도록 하겠다.

■ 새로 구입할 것인가, 업그레이드 할 것인가?
창업을 시작하는 사장님의 경우에는 이러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기존에 PC방을 운영하던 사장이라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지, 새로 구입을 해야 할지 망설일 수 있다.
컴퓨터를 새로 구입하는 경우에는 성능은 확실히 개선되지만 가격이 비싸지고, 업그레이드를 하자니 잘못하면 새로 사는 값이 나올지도 모르고 성능이 새로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게 나올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럴 때에는 일단 다음과 같은 것을 확인하도록 한다.

(1) 만일 운영체제를 돌리기 힘들 정도로 PC속도가 느리다면 전면적인 업그레이드 또는 새로 구입을 생각하도록 하자. 단순히 CPU나 메인보드를 바꾸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고 메모리의 증가나 디스크 용량의 증가와 같이 전면적인 부품 교체만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2) 전체적인 컴퓨터의 속도가 느린건 아니나 특정 분야의 작업에서 느리다면 느린 원인만을 찾아내어 그것에 맞는 부품만을 교체하는 것이 가장 지출이 적다. 예를 들어 게임이 느리다면 일단 그래픽카드나 CPU의 교체가 속도 향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서버와 같은 경우에는 메모리 용량이 성능을 좌우하게 된다.

■완제품을 구입할 것인가, 조립을 할 것인가?
PC는 다른 전자제품과 달리 여러 가지 모듈(Module)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이 모듈에 따라 성능도, 용도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완제품 PC 이외에도 직접 모듈의 조합을 구성한 PC(조립 PC)도 있다.
새로 PC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어도 이 둘 중에 무엇을 구입할지 망설이게 되는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둘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완제품 PC의 장점
(1) 일단 최대한의 테스트를 거친 안정화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크게 컴퓨터의 안정성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기 때문에 문제 발생시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초보자들에게 좋은 면이 있다.
(2) 일반적으로 서비스망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고장시 서비스를 받기 편리하다.
(3) 기본적인 소프트웨어가 제공되기 때문에 처음 컴퓨터를 접하는 초보자들은 프로그램 선택이나 설치에 대해 크게 애를 먹지 않아도 된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복구 CD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초기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 완제품 PC의 단점
(1) 가격적으로 비싸고 전체적인 성능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완제품 PC의 경우 제조 원가 이외에도 운송/창고 비용, 특별소비세와 같은 세금, 대리점 마진과 같은 전체적인 유통 비용이 들게 된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진다.
또한 전체적으로 CPU나 메모리 용량, HDD 크기와 같은 것만을 강조한 나머지 그래픽 기능이나 사운드 기능과 같은 비중이 낮게 되어 있다. CPU만 빠르고 나머지 부분은 그에 맞추어주지 못하는 저성능의 PC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2)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하다.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부품의 수는 극히 한정되며 이것도 대부분 서비스 센터를 거쳐야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비싸지고 성능 향상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3) 의외로 사후 서비스에 관한 불만이 많다. 분명히 서비스 망은 잘 구축되어 있지만 서비스 이용시마다 서비스 비용으로 작지 않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므로 초보자일수록 이 사후 서비스 이용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초보 사장님들이 요청하는 대부분의 사후 서비스는 소프트웨어와 관련되며 이러한 사안으로 인한 출장 비용은 적게는 1만원, 많으면 5만원정도까지 지
출된다.

>>> 조립 PC의 장점
(1) 자신의 입맛에 맞는 부품 선택이 가능하다. 완제품 PC의 경우 일반적으로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컴퓨터가 아닌 그저 그렇게 무난한 용도로 설계되므로 게임을 즐기건, 그래픽 작업을 하건, 음악을 즐겨 듣건 불만 사항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조립 PC를 쓰게 되면 게임이나 그래픽을 하는 사용자는 그래픽카드나 모니터를 용도에 맞게 최적화시킬 수 있으며 음악을 즐기는 사용자는 사운드카드와 스피커에 중점을 둘 수 있다.
(2) 전체적인 구축비용이 적게든다. 완제품 PC와 달리 부품의 원가와 유통 비용 이외에는 들지 않기 때문에(물론 부가가치세 포함) 동일한 비용으로 더욱 높은 성능의 PC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3) 차후 업그레이드시 유리하다. 완제품 PC와 달리 업그레이드시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이 많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 조립 PC의 단점
(1) 부품 선택을 잘못하면 낭패를 보는 수가 많다. 일반적으로 테스트를 거쳐 최적의 안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완성품 PC와 달리 조립 PC의 경우 부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보니 잘못된 조합으로 인한 안정성 저하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PC부품에 관해 정보가 부족한 초보자의 경우 PC부품을 구입할 업체의 농간(?)에 의해 좋지 못한 부품을 권하 여지고 구입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2) 기본적인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설치를 직접하지 않으면 안된다. 완성품 PC라면 이러한 것은 기본적으로 되어 출고되지만 이러한 것을 조립 PC에서 구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라면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초보자의 경우 꼭 그렇지는 않다.
(3) 소프트웨어 문제에 관한 기술 지원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하드웨어 고장의 경우 구입한 업체 또는 각 부품의 제조/수입사에서 제품 교환과 같은 방법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문제는 지원이 되지 않는다.
완제품 PC의 경우에는 비록 바가지로 생각되는 출장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바이러스에 걸렸다거나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해야 한다거나 하는 문제에 대해 지원을 해 준다.

자! 이제 사장님의 선택이 남았습니다. ^^ 10년만에 찾아올 폭염을 준비하시여 올 여름도 번창하는 피시방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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