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우드의 뒤를 잇는 차세대 펜티엄4 CPU인 프레스캇이 출시가 되었다. 펜티엄2 부터 시작된 클래매스 → 데슈츠 → 카트마이 → 코퍼마인 → 투알라틴 → 윌라맷 → 노스우드로 코드명이 바뀌면서 제조공정은 더욱더 세밀해 지면서 발열도 적어지고 캐시메모리의 용량이 바뀌면서 조금더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었던 인텔의 행보를 보았을 때 필자는 프레스캇을 ‘노스우드 보다 전기 소비와 발열은 작고 성능은 더 좋은 프로세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상당히 까다롭고 그 성능에도 물음표를 찍어야 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전력 소비량이 노스우드 보다 월등히 높으며, 이에 따른 발열량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윌라멧에서 노스우드로 코어가 바뀌었을 때 제조공정이 0.18㎛에서 0.13㎛로 바뀌면서 전압은 1.75V에서 1.5V로, TDP 는 94W에서 63W로, 프로세서 전류는 57.4A에서 44.3A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0.09㎛의 프래스콧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3.2GHz의 노스우드와 프래스콧을 비교해보았을 때 프로세서 전압은 1.55에서 1.25V로 낮아졌지만 프로세서 전류는 67.4A에서 91A로 TDP는 96W에서 103W라는 높은 소비량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코어의 첫번째 모델은 이전 제품의 마지막 모델보다 TDP가 낮다는 상식을 180도 뒤집어버렸다.

7W 오른 것에 너무 호들갑 떤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부분이 아주 미묘하면서 중요한 부분이다.
초기 펜티엄4가 출시되었을 때 423핀과 램버스램의 규격과 478핀의 규격이 혼재해 있었다. 성질급한 필자의 친구들은 램 규격은 램버스 D램이라는 PC잡지의 기사를 읽고 423핀의 펜티엄4를 거금을 주고 구입을 했다. 하지만 램은 DDR램으로 규격이 넘어갔고, 423핀의 펜티엄4는 단종이 되어 시피유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와 시피유 램을 모두 바꿔야하는 일이 생겨버렸던 것이다. 옛날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TDP값이 높아짐으로 해서 인텔이 OEM 벤더에 대해 제공하고 있는 FMB2에 크게 영향을 끼쳐 지금 프래스콧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라 하더라도 1-2년 안에 423핀을 지원한 메인보드와 같은 길을 걸어갈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텔은 각 CPU세대마다 2종류의 FMB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0.13㎛ 펜티엄4(노스우드)에 대해서는 ‘Northwood FMB1', ‘Northwood FMB2'등이 있다.
프레스캇을 지원하는 ‘Prescott FMB1(최초의 865,875칩셋의 메인보드)'에 따르면 노스우드와 프레스캇 모두를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때 인텔에서는 89W(펜4 3.6GHz기준)정도로 TDP를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103W라는 불덩어리 프래스콧은 인텔로 하여금 Prescott FMB1을 고쳐 TDP값을 103W로 높인 Prescott FMB1.5라는 마이너 버전을 제공하게끔 만들었다. 이로 인해 초기 865,875 칩셋의 메인보드를 구입한 사용자들은 현재 시판중인 TDP값이 89W인 펜티엄 4 2.8E만이 유일한 선택이 되었다.
요즘 시중에 출시된 메인보드들은 프래스콧 FMB 1.5를 만족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수명이 1년을 넘기지 못할 듯한데 인텔에서 4GHz를 향하는 CPU용 전원 규격인 Prescott FMB2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규격은 소켓478이 아닌 LGA(Land Grid Array)775 소켓을 사용하는 915와 925X 칩셋 메인보드를 위한 것이다.

인텔의 로드맵 상으로는 04년 2/4분기에 이들 칩셋과 펜티엄4가 출시가 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렇게 되면 소켓 478은 단종이 되고 프래스캇 FMB1.5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민이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프레스캇 FMB 1.5 규격 메인보드를 사면 다음번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기 힘들고 프레스콧 FMB 2를 쓰는 인텔 915 칩셋 메인보드를 기다리자니 남은 기간이 너무 길다. 2/4분기에 나온다고 하지만 스케줄을 지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인텔 915, 925는 지금까지의 메인보드와 너무나 다르다.

펜티엄 4가 최초로 출시되었을 때와 같이 파워규격이 바뀔 수도 있고 메인보드 사이즈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프래스캇으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글의 서두에 나온 엄청난 전기 소비량은 노스우드 코어의 펜티엄4보다 훨씬 파워서플라이에 부담을 줄 것은 분명하다.
만원짜리 비정격 파워서플라이는 프래스캇의 전력 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POST 과정에서 재부팅만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최근에 유행인 슬림PC나 베어본 PC에 들어가는 정격 200W의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부팅은 가능하지만 3D마크 실행시 5분을 버티지 못하고 다운이 된다는 브레인 박스의 리뷰에서보듯이 만원에서 만오천원짜리 미 메이커의 막 파워를 사용할 경우 프래스캇은 사용 할 수 없으며 최소 250W 이상의 정격 파워를 사용해야 프래스콧이 사용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레스캇 코어 기반의 펜티엄4 프로세서는 총 5개의 모델, FSB 533MHz 기반으로는 2.8A GHz 모델을, FSB 800MHz 기반으로는 2.8E / 3.0E / 3.2E / 3.4E 모델을 공급할 것이라고 한다.
총 5개의 프레스캇 코어 프로세서가 발표되었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볼때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모델은 역시 시중에 출시가 된 2.8E GHz 모델로서 FSB 800MHz 기반의 CPU 중에서는 가장 낮은 클럭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대 역시 그만큼 현실적이고 메인보드의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프래스콧 CPU이기 때문이다.

프래스캇 성능 벤치는 다른 기타 유명 벤치 사이트에서 결과를 정리하자면 아직 SSE3의 구현이 응용프로그램의 부족으로 힘들며 늘어난 파이프라인으로 인한 몇몇 벤치 프로그램에서 성능 저하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노스우드코어 보다는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3D 전문 그래픽 툴을 사용하는 사용자층에게는 나름대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밀해진 90nm 제조 공정, 1MB로 늘어난 2차 캐시 메모리, SSE3 멀티미디어 명령 추가등 나름대로의 장점과 노스우드에 비해 큰 성능 향상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과 파이프 라인의 증가로 인해 기존 응용프로그램에서 노스우드 보다 연산속도가 저하되는 부분은 단점이지만, 이 부분은 차후에 SSE3 지원 응용프로그램과 1메가의 캐시로 인해 속도가 증가된 프로그램도 존재 하므로 큰 단점이라 보기는 힘들다. 다만 엄청난 전력 소비량과 그에 따른 높은 발열량은 프래스콧이 노스우드를 대체하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인텔에서는 차세대 칩셋 개발과 새로운 메인보드 규격 BTX, 또한 478을 버리고 LGA 775를 해결방법으로 제시했으며, 이들이 출시될 때가 프레스캇이 시장에 자리를 확실히 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신의 기능과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지금 프래스캇을 선택해도 무방하지만 일반 유저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을 때 423핀의 윌라멧 코어의 펜티엄4를 생각해 보았을 때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최경보 (angecok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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